尹 계엄 당시 '비무장' 주장했는데… 檢 "실탄 5만7000여발 동원 확인"

육군 특수전사령부 가장 많은 실탄 소지
선관위 투입 병력도 소총 휴대 확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는 장면. 연합뉴스

12·3 불법계엄 사태에 투입된 군인들이 실탄을 최소 5만7,000여 발 동원했던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 또한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부대는 저격소총, 섬광폭음 수류탄 등 무기까지 소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가 입수한 김용현 전 국방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비상계엄에 동원된 계엄군은 약 5만7,735발에 이르는 실탄을 동원했다. 가장 많은 실탄을 동원한 건 육군 특수전사령부였다. 곽종근 특전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이상현 제1공수여단장은 계엄 당일 오후 11시 57분쯤 140명을 국회로 출동시키면서 지휘차량에 소총용 5.56㎜ 실탄 550발, 권총용 9㎜ 실탄 12발을 실었다. 4일 오전 0시 45분쯤에는 예하 1대대 몫의 소총용 실탄 2만3,520발과 2대 몫의 실탄 2만6,880발을 수송차량에 적재했다. 707특수임무단은 헬기 12대에 소총용 실탄 960발, 권총용 실탄 960발을 준비해 국회로 출동했다.

선관위로 출동한 3공수여단과 9공수여단도 실탄으로 무장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3공수여단 제11대대장은 병력 138명에게 개인 소총과 공포탄 10발을 휴대하도록 했다. 다만 실탄은 대대장 지휘 차량에 박스째 봉인해 보관했다. 다른 대대장도 118명을 개인 화기 등으로 무장시켜 출발하게 한 뒤 후발대 병력 22명에게 공포탄과 실탄, 연막탄 등을 2.5톤 트럭에 싣고 따르도록 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비상계엄 선포 경과 및 병력동원 관련 현안질의에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향해 국회 진입 당시 실탄 소지 여부를 묻고 있다. 뉴스1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부대는 소총과 권총 외에도 저격소총, 섬광폭음 수류탄 등 무기를 동원했다. 제35특수임무대대 선발대 16명는 계엄 당일 오후 11시 10분쯤 국회로 출동하며 소총 15정과 권총 15정, 저격소총 1정, 5.56㎜ 보통탄 1,920발, 9㎜ 보통탄 540발 등을 소지했다. 또한 엽총용 산탄 30발, 공포탄 360발, 섬광폭음수류탄 10개도 포함됐다. 다른 부대도 소총 11정, 권총 9정, 드론재밍건 1정 및 5.56㎜ 보통탄 975발, 9㎜ 보통탄 330발 등을 지참해 국회로 진입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계엄군이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주장을 줄곧 유지해왔다. 검찰은 이와 배치되는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근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그날 (계엄군이) 전부 비무장 상태로, 말하자면 실탄 장전 없이 갔는데 무슨 '총을 쏴서라도' 그런 지시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달 19일에도 "실무장하지 않은 300명 미만의 군인이 국회로 갔다"고 주장했다.

연관기사

• 비상계엄 당시 "이재명 체포조 5명"… 가장 먼저 꾸려져 국회 출동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