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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대대 전멸” “에이태큼스 보복” 우·러 날 선 공방... 쉽지 않은 휴전론

입력
2025.01.05 17:07
수정
2025.01.05 17:4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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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민간인·러 종군기자 등 사망
러 "핵탄두 미사일 사용해 보복할 것"
블링컨 "러시아 교섭 준비 징후 없어"

우크라이나 경찰이 4일 러시아 공습으로 초토화된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한 아파트 모습을 공개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경찰이 4일 러시아 공습으로 초토화된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한 아파트 모습을 공개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3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양국은 새해에도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상당수가 사망했다는 주장이 또 제기됐다. 휴전 협상은 말도 꺼낼 분위기가 아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정례 영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 쿠르스크주(州) 마흐놉카 마을에서 벌어진 전투로 이틀간 북한군 보병과 러시아 낙하산 부대로 이루어진 1개 대대가 전멸했다고 밝혔다. 통상 '대대'가 수백 명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군 사망자 수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3일 기준 북한군 사상자가 3,000명을 넘겼다며 러시아가 북한군을 '총알받이'로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당국자들도 북한군 최소 수백 명이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러시아군은 북한군을 인해전술에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고 작은 공격이 이어지면서 민간인 피해도 늘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새해 첫 사흘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300대 이상의 드론과 탄도미사일 포함 미사일 20기를 발사해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자폭 드론 공격으로 전쟁 상황을 취재하던 종군기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지난해 11월 23일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격추된 채 떨어진 미국산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잔해. 쿠르스크=EPA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3일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격추된 채 떨어진 미국산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잔해. 쿠르스크=EPA 연합뉴스

휴전 논의가 무색하게 신형 무기를 사용한 공방은 강도가 세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4일 발사한 미국산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8기를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며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ATACMS는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미사일로,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공격용 사용 승인을 내준 핵심 무기다. 러시아 측은 핵무기 전용이 가능한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오레슈니크'를 언급하며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를 사용한 공격을 계속할 경우 이(오레슈니크)를 사용해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상태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휴전이나 종전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정부 외교정책 총책임자였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4일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적어도 지금까지는 러시아가 진정으로 교섭할 준비가 됐다는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의 야망을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 휴전을 하더라도 휴식을 취한 뒤 재정비해 언젠가 다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통해 다른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안보를 보장한다면 러시아가 공격을 감행하기 쉽지 않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임 후 푸틴과 만나 24시간 내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취임하면 예상보다 휴전이 빨라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초 우크라이나TV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자 주장처럼 3년 가까이 지속되던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낼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그가 자신의 입장을 고수한다면 전쟁의 '뜨거운 단계'는 빨리 끝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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