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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에 위축된 소비심리, 이전 탄핵 때보다 심각...KDI "경기 하방 위험 커져"

입력
2025.01.08 14:30
수정
2025.01.08 14: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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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제동향...2년 만에 "하방 위험" 언급
코로나19 이후 소비심리 최대 폭 하락
"불확실성 확대되면서 경제심리 위축"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느닷없는 계엄 선포가 내수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정국 불안에 소비심리는 급격히 냉각됐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었던 2016년 당시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가뜩이나 고금리·고환율로 시름이 컸던 우리 경제에 윤 대통령이 계엄 '폭탄'까지 던진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경제동향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가 '경기 하방 위험'을 언급한 건 2023년 1월호 이후 2년 만이다. 당시엔 대내외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경기 하방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는 소비심리 위축 우려가 커진다. KDI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12.3포인트 급락한 88.4에 그쳤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강타했던 2020년 3월(-18.3포인트)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본격적으로 논의했던 2016년 11월 6.7포인트 하락과 비교하면 계엄 후폭풍이 얼마나 심각한지 드러난다.

문제는 소비심리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 모두 전월 대비 18포인트씩 하락했다. KDI는 "과거(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3개월에 걸쳐 9.4포인트만 하락했는데, 최근에는 한 달 만에 그보다 크게 떨어졌다"며 "과거에 비해 가계 심리가 더 큰 폭으로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소비 부진이 장기화하며 경기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지난해 11월 상품소비인 소매판매는 승용차(-7.9%), 가전제품(-4.5%), 통신기기 및 컴퓨터(-6.2%), 화장품(-9.8%) 등 주요 품목에서 모두 줄어 1.9% 감소했다. KDI는 "소비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하방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기업들의 전망도 부정적이다. 이달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61로 전월 대비 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20년 8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달 BSI 실적치는 62로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KDI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제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세종=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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