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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연 매출 신기록 쓰고도 긴장한다...'트럼프·중국' 변수 예의 주시

입력
2025.01.09 08: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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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4분기 잠정실적 발표
연간 매출 기록 경신에도 수익성은 악화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로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로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LG전자가 2024년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 및 중국 가전 회사들과 치열해진 경쟁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LG전자는 경쟁력을 키우고 수익 구조를 다양화하는 데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8일 공시한 잠정실적을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7조7,442억 원, 영업이익 3조4,304억 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매출은 2023년 대비 6.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1% 줄었다. 2022년 이후 2년 만에 사상 최대 매출액을 경신하면서 연평균 성장률이 10%를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사업 부문 중에서는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 매출이 30조 원, 신성장동력으로 꼽아 온 전장(電裝·자동차 전자장치) 사업이 10조 원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영업이익에선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4분기(10∼12월) LG전자의 영업이익은 1,461억 원에 그쳤다. 2023년 4분기에 비하면 53.3% 줄었다. 하반기부터 국제 해상 운임이 크게 뛰고 생활가전과 TV 등이 치열한 경쟁의 한복판에 놓이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제품 경쟁력 강화·B2B사업 강화로 돌파"

그래픽=김대훈 기자

그래픽=김대훈 기자


증권가에선 LG전자가 올해도 매출 크기는 키우겠지만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비용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록호·김영규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전사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6% 안팎으로 추정된다"면서 "미국 내 생산 법인 활용으로 해당 이슈를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는지가 변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TV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 가전사들의 경쟁력이 올라온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중국 시장과 중국 가전 기업을 분석하는 태스크포스(TF) 수십 개를 가동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지난해 말 임직원과 대화에서 트럼프 2기와 중국 기업의 부상 등을 경계하면서 위기에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LG전자는 수익 구조가 안정적인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규모를 키우는 데도 힘쓸 방침이다. 생활가전은 북미와 유럽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냉난방공조(HVAC), TV는 스마트TV 운영체제 '웹OS'를 통한 광고와 콘텐츠 사업을 확대한다. LG전자 관계자는 "품질, 원가 등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동시에 고정비 효율화를 통한 건전한 수익구조 확보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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