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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로 승화한 전자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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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가 마땅치 않던 시절, 한 판에 50원짜리 전자오락은 좋은 유희였다. 그런데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은 큰 범죄인 것처럼 금기시했다. 그래서 오락실은 금단의 장소였다. 몰래 오락실에 드나들었다가 들키면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 아마도 대표적인 청소년 탈선 장소였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불량 청소년들은 그곳에서 담배를 피우며 약자들의 돈을 빼앗기도 했다.
오락실의 이미지가 바뀐 것은 IMF 외환위기 시절이었다. '한스밴드'의 '오락실'이라는 노래는 시대의 아픔과 가족의 애틋함을 전했다. 시험을 망친 딸과 회사에서 잘린 아빠가 우연히 오락실에서 만난다. 그리고 부녀의 시름을 오락 한 판으로 달랜다는 가사다.
외환위기를 지나며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 거듭났다. PC방이 오락실을 대체했다. PC방에서 즐기는 게임은 과거 오락실 수준의 단순 유희가 아니었다. 게임은 화려한 그래픽과 스토리를 장착했다. 2차원 평면의 전자오락이 3차원 공간의 게임으로 진화한 것이다. 청소년들은 화려한 게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하지만 부모들은 공부 대신 게임에 열중하는 자녀가 못마땅했다. PC방 게임에 대한 부모들의 부정적 인식은 전자오락의 그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진화한 비디오 게임은 'e스포츠(electronic sports)'로 거듭났다. 그리고 당당히 스포츠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이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은 e스포츠를 '게임물을 매개로 하여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 및 부대 활동'으로 정의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e스포츠가 국제 스포츠로 인정받은 것이다.
2022년 전 세계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3억 8,400만 달러, 2025년에는 18억 6,620만 달러까지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스포츠를 즐기는 인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스포츠 시청자는 2023년 5억 7,000만 명이었고 2025년에는 6억 4,0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청소년 탈선의 온상이었던 오락실은 이제 자취를 감췄다. IMF 외환위기 시절 회사에서 잘린 아빠들의 시간 때우기 공간인 오락실의 서사도 시들해졌다. 대신 기술 발전과 창의성이 결합한 e스포츠가 융성하고 있다. 이제 e스포츠는 한낱 전자오락의 대체재가 아니다. 기술 진보와 융합한 e스포츠가 날개를 달고 어디까지 날아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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