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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파·예스맨'으로만 채웠다... 최고령 대통령에 젊어진 트럼프 2기 내각

입력
2025.01.22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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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백악관 주요 참모 등 면면 분석]
플로리다·억만장자 출신 인사들 임명
미국 우선주의 정책 따를 '마가 전사'
주요 내각인사들 평균연령은 54.1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이 18일 워싱턴 국립미술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이 18일 워싱턴 국립미술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내각은 8년 전에 비해 훨씬 충성심 강한 사람들로 채워졌다. 반이민·미국 우선주의 등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에 힘을 싣기 위한 인선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독선' '독단'을 제어할 주변 인사가 없는 데다, 자질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인물도 있어 우려의 시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플로리다, 억만장자, 마가

20일 내각 지명자들 중 처음으로 상원 인준을 받은 마코 루비오(왼쪽 세 번째) 국무장관이 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20일 내각 지명자들 중 처음으로 상원 인준을 받은 마코 루비오(왼쪽 세 번째) 국무장관이 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대통령 당선 직후 빠른 속도로 지명된 30여 명의 내각 및 참모진은 크게 '플로리다'와 '억만장자', '마가'라는 키워드로 정리된다. 트럼프 당선자가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지내 온 마러라고 리조트가 위치한 플로리다주(州) 출신 인사들, 보수 언론 폭스뉴스 등에서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을 강하게 주장해 온 인사들, 그리고 대선 과정에 수백만 달러 거금을 쾌척한 억만장자들이 주요 보직을 꿰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플로리다 출신 인사는 20일(현지시간) 내각 지명자 중 처음으로 상원 인준을 받은 마코 루비오(54) 국무장관이다. 플로리다 상원의원이었던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처럼 '미국 우선주의'와 '힘을 통한 평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을 '가장 위험한 적국'이라 표현할 정도로 대중국 매파다. 팸 본디(60) 법무장관 후보자와 마이크 왈츠(51)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수지 와일스(68) 백악관 비서실장도 플로리다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에서 신설되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된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에서 신설되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된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억만장자들도 나란히 정부 주요 보직에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이자 실세로 분류되는 일론 머스크(54)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신설되는 정부효율부(DOGE) 단독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외 하워드 러트닉(64) 상무장관 후보자, 더그 버검(69) 내무장관 후보자 등도 억만장자 기업가 출신이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2기 장관들의 재산 합계는 최소 100억 달러(약 14조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순자산 4,300억 달러(약 620조 원)로 '세계 1위 부자'인 머스크 CEO 등까지 고려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의 순자산은 핀란드·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의 국내총생산(GDP)보다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주의' 시행할 마가 전사들 전면에

도널드 트럼프 2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이 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후보자, 션 더피 교통장관 후보자, 스콧 터너 주택도시장관 후보자,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후보자. 워싱턴=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이 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후보자, 션 더피 교통장관 후보자, 스콧 터너 주택도시장관 후보자,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후보자. 워싱턴=UPI 연합뉴스

대부분의 장관 후보자 및 참모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 정책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예컨대 에너지장관 후보자 크리스 라이트(60) 리버티에너지 CEO는 석유재벌이자 기후변화 회의론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친환경 정책 폐기를 주장하며 외친 '드릴, 베이비, 드릴(가스·석유 생산 확대 의미하는 구호)' 정책을 밀어붙일 적임자다. 트럼프 2기 경제팀을 총괄하는 스콧 베센트(63) 재무장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너무 오랫동안 국제 무역 체계의 불공정한 왜곡을 허용했다"며 "관세로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발언했다. 트럼프의 '관세 구상'을 실현하겠다는 얘기였다.

다만 위험 요소도 있다. 장관 후보자는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하는데, 피트 헤그세스(45) 국방장관 후보자는 이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실제 인사청문회에서도 성폭행 혐의와 불륜 의혹, 과음 문제 등으로 난타전이 벌어졌다. 게다가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그가 1년 예산만 9,000억 달러(약 1,300조 원)인 국방부를 이끌기에는 '자격 미달'이라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아울러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션 더피(54) 교통장관 지명자, '백신 회의론자'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71) 보건복지장관 지명자 등도 논란의 대상이다.

역대 최고령 대통령, 주변은 '젊은 피'

캐럴라인 레빗(왼쪽 두 번째) 미국 백악관 신임 대변인이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캐럴라인 레빗(왼쪽 두 번째) 미국 백악관 신임 대변인이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78세 219일', 역대 최고령 대통령으로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대신 주변 참모들을 '젊은 피'로 수혈했다. JD 밴스 부통령(41)은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젊은 부통령이고, 백악관 대변인으로는 28세의 캐럴라인 레빗이 임명되며 '역대 최연소 대변인' 기록을 썼다. '젊은 마가 전사'로 불리는 엘리스 스테파닉(41) 유엔주재 미국대사 지명자, 털시 개버드(44) 국가정보국장 지명자도 전임자들과 비교해 연령대가 대폭 낮아졌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주요 내각 인사(부통령, 비서실장, 법무장관, 국무장관, 재무장관, 국방장관)들과 관련, "평균 나이가 54.1세로 조지 H W 부시의 1989년 내각(51.5세) 이후 35년여 만에 가장 젊어졌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내각 평균 나이(59.2세)보다 다섯 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내각 평균 나이(63.7세)보다는 무려 열 살 가까이 젊은 각료들인 셈이다.

트럼프 2기 내각 및 백악관 주요 참모. 그래픽=강준구 기자

트럼프 2기 내각 및 백악관 주요 참모. 그래픽=강준구 기자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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