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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럼프 취임식에 한정 부주석 특사 파견한다... "전례 없는 일"

입력
2025.01.17 16:27
수정
2025.01.17 16:3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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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 대신 서열 8위 보내기로
트럼프와의 '마찰 예방' 외교 제스처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한정 국가부주석이 2023년 3월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4기 1차 회의 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한정 국가부주석이 2023년 3월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4기 1차 회의 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 취임식에 한정 국가부주석을 특사로 보낸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중국의 고위급 특사가 파견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중국 외교부는 17일 "미국 측 요청에 따라 한정 부주석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별대표(특사) 자격으로 트럼프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중국은 늘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상생의 원칙에 따라 중미 관계를 바라보며 발전시켜 왔다"며 "미국 새 정부와 소통을 강화하고 갈등을 적절히 관리해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당선자 측은 지난해 대선 승리 직후 시 주석에게 대통령 취임식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은 시 주석 대신 한 부주석을 보내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중국에서 국가부주석은 명목상 국가주석을 잇는 자리다. 다만 의전 서열은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인에 미치지 못하는 8위다. 정치적 실권 또한 크지 않고, 통상 국가주석을 대신해 각종 외교 행사에 참석하는 역할을 맡는다.

2019년 6월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따로 만나 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오사카=연합뉴스

2019년 6월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따로 만나 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오사카=연합뉴스

그럼에도 중국의 이번 특사 파견은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주(駐)미국 중국대사를 참석시켜 왔다. 국가주석의 참석은 물론 별도의 고위급 특사를 파견한 적도 없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의 모든 상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미중 간 2차 무역 전쟁을 예고했다. 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2기 행정부 첫 국무장관에 지명하는 등 대(對)중국 강경파 인사들을 요직 곳곳에 내정했다. 이에 반해 중국은 미중 간 상생·협력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 부주석을 특사로 보내는 것도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마찰을 예방하려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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