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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잡아라”… OTT 업계 합종연횡

입력
2025.01.18 12: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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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플러스 콘텐츠 중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파친코' 시리즈는 지난달부터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도 볼 수 있다. 애플TV플러스가 티빙에 별도 브랜드관을 열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애플TV플러스 제공

애플TV플러스 콘텐츠 중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파친코' 시리즈는 지난달부터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도 볼 수 있다. 애플TV플러스가 티빙에 별도 브랜드관을 열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애플TV플러스 제공

요즘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화두는 합종연횡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글로벌 OTT 애플TV플러스와 토종 OTT 티빙의 연대다. 애플TV플러스는 지난달 10일부터 티빙 브랜드관에 ‘입점’해 있다. 티빙 이용자들도 애플TV플러스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자체 플랫폼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티빙에 별도 ‘점포’를 차린 것이다.

애플TV플러스는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애플이 운영한다. 2019년 11월 출범한 후 드라마 ‘파친코’ 시리즈와 ‘슬로우 호시스’ 시리즈 등 여러 화제작을 선보여왔다. 하지만 애플 특유의 폐쇄성이 애플TV플러스의 성장을 막고 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 사용자가 아니면 회원 가입조차 쉽지 않다는 불만이 많다. 애플TV플러스 전 세계 가입 계정 수는 2,500만 개로 추산된다. 세계 1위 넷플릭스(2억8,300만 개)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미국 OTT 시장 점유율은 8%가량(미국 OTT 정보사이트 저스트와치 집계)으로 7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한국에서 존재감이 약하다.

티빙은 토종 OTT 선두 기업이지만, 해외 콘텐츠가 적다는 약점을 지녔다. 2022년부터 미국 OTT 파라마운트플러스와 손잡고 할리우드 영화와 드라마를 가입자들에게 제공했다. 하지만 파라마운트플러스와의 제휴는 지난해 6월 끝났다. 애플TV플러스도, 티빙도 약점 보완을 위해 서로가 필요했다. 제휴 효과는 바로 나타나고 있다. 17일 티빙에 따르면 애플TV플러스 브랜드관이 생긴 후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7,000원) 이용이 전달보다 20배 이상 늘었다. 애플TV플러스 ‘파친코’ 시리즈와 드라마 ‘마스터 오브 디 에어’ 등을 시청한 가입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는 지상파 방송 MBC와 손을 잡았다. 인기 드라마 ‘무빙’(2023)을 지난달 22일부터 MBC에서 방송 중이다. 디즈니플러스로선 자체 플랫폼에서 선보였던 오리지널 콘텐츠를 외부 플랫폼에 공개한 첫 사례다. MBC는 토종 OTT 웨이브의 대주주 중 한 곳이다. 웨이브의 또 다른 대주주 SBS는 지난달 20일 넷플릭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SBS는 앞으로 6년간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넷플릭스에 제공하고, 넷플릭스는 SBS 제작 콘텐츠에 투자하는 내용이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작업이 빨라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2, 3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조합들이다.

넷플릭스와 반(反)넷플릭스 진영의 대결이 최근 합종연횡의 배경이다. 넷플릭스 독주체제가 강화되면서 경쟁 OTT들이 손을 잡는 형국이다. 넷플릭스는 선두 유지를 위해 고비를 죄고 있다. OTT 대전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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