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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은 취임식 초청받았는데"… '순위 밖' 밀린 필리핀, 동맹 균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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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복귀하면서 동남아시아 가운데 대표적 ‘친미 국가’로 꼽히는 필리핀이 긴장하고 있다. 그간 미국과 손잡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해상 영향력 확대를 견제해 왔는데, 새 미국 행정부가 오히려 중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동맹 홀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데일리트리뷴 등 필리핀 매체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 대변인 해리 로케는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취임식에 초대한 것은 미국이 중국과 우호 관계를 재개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로케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트럼프로부터 취임식 초청을 받지 못한 것은 그를 무시한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마르코스 정부가 트럼프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상황에서 (미국이) 필리핀 편을 들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타국 정상을 초대하지 않는 게 그간 관례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깨고 시 주석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일부 외국 정상을 비공식 초청했다. 중국 측은 이날 시 주석 대신 한정 국가 부주석을 특사로 파견했다.
로케의 주장에 필리핀 대통령궁은 “미국의 방침에 따라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스 주미 필리핀 대사가 필리핀을 대표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마르코스 대통령과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각각 ‘친미’와 ‘친중’이라는 외교 노선을 두고 대립하는 점을 감안하면, 로케의 주장은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비아냥에 가깝다.
그러나 그의 발언 이후 필리핀 정치권 안팎에서는 실제 미국 외교 정책에서 필리핀과 남중국해 문제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자와 통화하기까지 2주나 걸린 점 △로무알데스 대사가 이달 초 플로리다주(州)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을 찾아 새 미국 행정부와 스킨십 강화에 나섰지만 성과가 없던 점이 미미해진 영향력 근거로 거론됐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 내에 중국 베이징을 찾아 시 주석을 만나고 싶다고 언급하는 등 양국 관계 개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이 중국과 필리핀 간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에 무관심할지 모른다는 불안에 불이 붙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그간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남중국해에서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3각 대(對)중국 견제 구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필리핀 하원의원 출신 사회학자 월든 벨로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바이든 행정부가 맺은 일본, 필리핀과의 파트너십을 트럼프가 존중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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