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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보유국'은 트럼프의 립서비스?…北 김정은, 적극 대화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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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날부터 북한을 '핵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이 그동안 '핵 보유국'이라고 주장해 온 것에 트럼프 대통령이 화답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은 거부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혀 온 만큼 상황을 관망하며 미국의 말과 행동에 따라 서서히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은 여러 차례 자신들이 '핵 보유국'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에도 북한군 특수작전부대 훈련 기지를 찾아 "핵 보유국과의 군사적 충돌에서 (적이) 생존을 바라는 것은 부질없는 일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같은 달 열린 유엔 총회에서 김성 북한 대사도 '핵 보유'는 자위권 차원이며 누구와도 흥정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핵 보유국' 발언은 북한의 주장을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공식적으로 북한을 '핵 보유국'이라 인정했다는 것으로 보긴 힘들다는 의견이 많지만 북한이 유리한 구도를 점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 위원장도 이를 유의미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북한은 기존처럼 '비핵화 협상'에는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 전시회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으로 갈 수 있는 곳까지다 가보았다"며 초대국(미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적대적인 대조선 정책만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장 반응하진 않겠지만 미국의 '스몰딜' 의지가 확인된다면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의 계산법이 바뀌었다는 것을 몇 번 더 확인한다면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여기에 미국이 북한과 관계개선 의지를 피력한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북한 입장에서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말만 믿고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을 진행시켰다가 '노딜'로 끝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다면 섣불리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의 발언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함의를 갖고 한 말이 아니라 북한에 실제로 핵이 있다는 것을 말한 것 같다"며 "김정은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쉽게 믿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이 최소한 한미 연합연습과 전략자산 전개 중단을 약속해야만 대화나 협상을 재개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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