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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고 야구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감독 교체 '도약의 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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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고(현 개성고)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야구부 후배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노무현사료관 제공
수년째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던 개성고(옛 부산상고) 야구부가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두며 명예 회복을 선언했다.
2025년 개교 130주년을 맞이한 개성고는 부산 최고의 명문고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게 야구장에만 들어서면 작아지는 모습을 최근 몇년째 보여주고 있다.
부산 야구의 원조 터줏대감 개성고의 야구 역사는 대한민국 야구 역사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대한민국 야구사에 중요한 자취를 남겼다.
1900년대 초반 일제강점기 시절 펼쳐진 ‘일본 고시엔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는 일본 지역 대표를 비롯한 조선대표, 중국대표, 대만대표, 만주국대표(일본괴뢰정부)등이 참가한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고교야구 대회였다. 당시 조선대표는 1921년(7회 대회)부터 1940년(26회 대회)까지 20년간 참가했다.
당시 부산상고는 1921년 조선지역 예선에서 우승하며 조선대표 자격으로 그해 여름 ‘제7회 일본 고시엔 전국고교야구 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부산상고는 16강전에서 시마네현 키츠키고교를 17-8로 대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8강에 진출. 준준결승에서 대회 우승팀인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립고교’를 만나 비록 패하며 대회를 마무리했지만, 이때 거둔 8강 성적은 1940년까지 조선 대표가 고시엔에서 거둔 최고의 성적이 되었다.
부산상고는 해방 이듬해 1946년 펼쳐진 우리나라 첫 고교야구 대회인 제1회 ‘청룡기고교야구대회’에서 동산고, 경남고를 제압하며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며 1900년대 초·중반 대한민국 고교 야구계 최고 강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개성고(옛 부산상고) 야구부. 한국일보 자료 사진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부산상고의 영광에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했다
1970년 이후치고 올라온 동향의 경남고, 부산고의 파상공세를 막지못하며 지역 패권 자리를 내어주었다.
이후 경남고(우승 18회)와 부산고(우승 14회)는 부산 야구계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며 양강 체제를 구축했고 부산상고는 1976년 제6회 봉황대기 우승을 마지막으로 반세기 이상 우승과는 멀어졌다.
2004년 일반계 고교 개성고로 전환 이후 야구부의 하락세는 더욱 뚜렷한 양상을 보였다. 최근 3년간 개성고는 경남고, 부산고와의 대전에서 12전 2승 10패를 기록했고 3년간 전국대회 성적 역시 12전 3승 9패를 기록했다. 이 시기 부산 지역 중학 우수선수들의 경남고, 부산고로의 쏠림현상은 더욱 뚜렷해졌고 급기야 차순위 우수 선수마저 인근 마산고, 마산용마고로 이탈하는 현상이 연출되며 자부심과 자존심 강한 개성고 동문의 역린을 건드리고 말았다.
개성고 측은 2025년을 제2의 개성고 야구부 도약의 해를 선언하며 현 지연규 감독 체제에서 모교 출신 홍민구(49) 감독체제로 변화를 택했다.
2월부터 지휘봉을 넘겨받게 된 홍민구 신임 감독은 부산상고-한양대 출신으로 현대-두산-경찰청-NC-롯데에서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거쳐 2024년 7월 개성고 코치로 부임 2025시즌 감독으로 승진하며 모교 야구부를 이끌게 됐다.
홍민구 신임 감독은 “개성고는 76년 봉황대기 우승 이후 50년간 우승기를 들지 못하고 있다. 모교 야구부의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한 후 출발하겠다"며 "동문이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민구 개성고 신임 감독. 부산=박상은 기자
이어 홍 감독은 “팀 전력이 강하지 않지만 향후 강팀 위주로 연습경기를 편성할 것이다. 많이 져봐야 그 속에서 배우는 것이 있다. 연이은 패배로 인해 기죽고 의기소침하는 것이 아닌 최선을 다한 패배에서 오는 분함을 선수들이 피부로 심장으로 느끼게 할 생각이다. 끝까지 해보지 않고 자기방어적 핑계를 만들기보다는, 악착같이 한번 해보고 그래도 안 될 때 흘리는 눈물 속에서는 분명 배우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홍 감독은 “지금도 개성고의 라이벌은 경남고, 부산고"라면서 "원조 부산 야구의 터줏대감이 개성고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다시 한번 개성의 깃발과 우승기를 치켜들어 올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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