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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전 통상본부장 “트럼프 2기도 공급망 구축 지속… 한국에 기회”

입력
2025.01.25 14:02
수정
2025.01.26 15:3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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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경제안보’ 좌담서 “한미 상호보완”
美 전문가 “관세도 미중 기술경쟁 고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24일 미 뉴욕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와 컬럼비아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연구센터가 함께 연 좌담에 참석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코리아소사이어티 사이트 동영상 화면 캡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24일 미 뉴욕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와 컬럼비아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연구센터가 함께 연 좌담에 참석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코리아소사이어티 사이트 동영상 화면 캡처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도 계속 동맹국 위주로 제조업 공급망을 개편할 공산이 큰 만큼 조선이나 반도체 등 미국과 협력할 분야가 많은 한국에 머지않아 기회가 올 수 있다는 통상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고관세 등 ‘트럼프 2.0’ 무역 정책의 압박 성격이 부각되고 있지만 비관만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현재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여한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현지시간) 미 뉴욕에서 미국 내 한미 친선 비영리 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와 미 컬럼비아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연구센터가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 경제안보 정책’을 주제로 공동 주최한 좌담에 참석해 이렇게 진단했다.

여 전 본부장은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그것이 한국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구조적으로 미국과 한국 사이에는 큰 상호보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명 트럼프 무역 정책의 핵심 목표는 미국 내 제조업을 부활시키되 특히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고도로 민감한 기술 분야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홀로 감당할 수 없는 자국 내 새 공급망 구축 작업을 돕는 데 한국이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분야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 전 본부장은 “미국과 가치관을 공유하는(like-minded) 국가 중 실질적으로 협력이 가능한 우방국이 많지 않고, 그런 만큼 조선, 방위산업(방산), 바이오, 원자력발전(원전) 등 분야의 미국 내 새 공급망 구축에 관한 한 한미 간 협력에 밝은 미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제조업 공급망 구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일관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낮은 세금을 부과하겠다. 이 특권(감세)을 누리지 않겠다면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보스=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낮은 세금을 부과하겠다. 이 특권(감세)을 누리지 않겠다면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보스=AP 뉴시스

여 전 본부장은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차별 통상 압박을 예고하고 있지만, 집권 1기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한국이 덜 불리한 상황이라고 봤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주미대사관 상무관과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을 지낸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한국은 관세에 훨씬 더 취약했다. 당시 한국은 사실상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첫 타깃 중 하나였다”며 “지금은 중국·멕시코·캐나다와 (모든 수입품에 적용되는) 10~20% 보편 관세가 초점”이라고 말했다.

여 전 본부장과 이날 좌담에 함께 참여한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나빈 기리샨카르 경제안보·기술 부문 대표는 트럼프 2기 관세 정책도 미중 간 기술 경쟁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샨카르 대표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양자 기술, 청정 기술, 바이오 기술 등 5개 분야에서 ‘스푸트니크 모멘트’(기술 우위를 자신하던 선발 국가가 후발 주자의 앞선 기술에 충격을 받는 순간)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며 “트럼프 관세 정책의 궁극적 시험대는 그것이 핵심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기술 우위를 강화할 것이냐, 아니면 오히려 약화할 것이냐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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