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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가까스로 상원 인준 통과

입력
2025.01.25 14:24
수정
2025.01.26 15: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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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그세스, 성폭행 의혹·자질 미달 논란
찬반 50표씩 동률, 공화당서 3명 이탈
밴스 '캐스팅 보트' 행사해 인준안 가결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가 지난 14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가 지난 14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방 정책을 총괄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가 연방 상원 인준 절차를 가까스로 통과해 정식 취임하게 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성비위 의혹과 자질 미달 논란으로 낙마 가능성까지 점쳐졌으나 단 1표 덕분에 극적으로 펜타곤행을 확정 지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AP통신에 따르면 상원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본회의를 열어 헤그세스 장관 인준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과 반대가 각각 50표씩 동수를 이뤘다. 하지만 당연직 상원의장인 J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승패 결정 투표권)를 행사해 인준안은 아슬아슬하게 가결됐다. 이로써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까지 포함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핵심 인사 3명 모두 상원 문턱을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표결 전까지 헤그세스 장관 인준안 통과를 자신할 수 없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의원 53명, 민주당 의원 47명(무소속 포함)으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점하고 있지만, 공화당 내에서도 헤그세스 장관 지명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표결에서도 민주당 의원이 전원 반대표를 던진 가운데 공화당 의원 중에도 일부 이탈표가 나왔다. 일찌감치 인준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던 중도 성향 리사 머크스키 의원(알래스카주)과 수전 콜린스 의원(메인주) 외에도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미치 매코널 의원(켄터키주)까지 반대표를 던져 찬반이 동률을 이뤘다. 중립적 입장을 보이다가 마지막 순간에 찬성으로 돌아선 톰 틸리스 의원(노스캐롤라이나주)이 아니었다면 인준안은 부결됐을 수도 있다.

친(親)트럼프 성향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헤그세스 장관은 성폭행 혐의와 불륜 의혹, 과음 문제 등 각종 추문이 불거져 낙마 위기를 겪었다. 국방 분야 전문성이 부족해 1년 예산만 9,000억 달러(약 1,288조 원)에 달하는 국방부를 이끌기에 부적격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명자 시절인 지난 14일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사전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북한을 ‘핵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 인준안 통과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헤그세스에게 축하의 뜻을 보낸다”며 “훌륭한 국방장관을 갖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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