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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레바논 철수 시한 마지막 날 총격… 피란민 등 15명 사망

입력
2025.01.2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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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휴전 종료 앞두고 긴장감

레바논 시민들이 26일 레바논 남부 이스라엘과의 레바논 국경 마을인 아이타 알샤브에서 이스라엘의 공중 및 지상 공세로 인해 파괴된 마을을 확인하고 있다. 아이타 알샤브=AP 연합뉴스

레바논 시민들이 26일 레바논 남부 이스라엘과의 레바논 국경 마을인 아이타 알샤브에서 이스라엘의 공중 및 지상 공세로 인해 파괴된 마을을 확인하고 있다. 아이타 알샤브=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휴전 협정 마지막 날인 26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휴전 종료 직전까지 양측이 서로 '휴전 협정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AP통신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당국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로 귀향하던 피란민들을 향해 발포해 15명이 숨지고 약 8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대부분 민간인으로, 이중 레바논 정부군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시위대 중 일부가 헤즈볼라 깃발을 들고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 기한인 60일까지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기 않은 것에 항의하며 마을에 진입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레바논 남부 여러 지역에서 수상한 이들이 이스라엘군에 접근했고, 이에 군은 위협을 제거하고자 경고사격을 했다"며 일부 용의자를 붙잡아 신문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휴전 합의에 따라 작전을 계속하고 있으며 혹시 헤즈볼라가 남부로 돌아오려고 시도하는지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1월 27일 돌입한 60일 간 임시 휴전에 따라 이 기간 동안 레바논 남부에서 양측 병력을 모두 빼기로 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레바논 리타니강 북쪽으로 물러나고 리타니강 이남 완충지대에는 그 대신 레바논 정부군과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이 해당 지역을 통제하도록 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남부 지역에 레바논 정부군 배치가 너무 느리게 시행되고 있다며 자국 군 철수를 위해선 30일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날에는 레바논 주민들에게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돌아오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의 철수 지연이 휴전 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총격전으로 사상자가 발생하자 레바논 주둔 UNIFIL은 "아직 이스라엘군이 주둔 중인 마을로 레바논 민간인이 귀환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군 총격에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매우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레바논 주민은 폭력이 확대되지 않도록 남부에서 정부군 지침을 따라야 한다"며 "이스라엘군도 민간인에게 발포하는 것을 삼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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