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360억원 주고 트럼프와 '페북 계정 차단' 소송 합의

1·6폭동 때 조치에 트럼프 소송 제기
트럼프 당선 이후 합의 기류 급물살
"계정 차단에 대한 잘못은 인정 않기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월 미국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미국의 빅테크 메타가 합의금을 지급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소송을 끝냈다. 메타는 1·6 의사당 폭동 이후 트럼프의 페이스북 계정을 차단했는데, 트럼프는 부당한 조치라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메타가 트럼프에게 2,500만 달러(약 361억 원)를 주고 소송을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폭동을 이유로 페이스북이 자신의 계정을 정지한 조치가 부당하다며 그해 7월 메타에 소송을 걸었다.

소송은 큰 진전이 없었지만,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와의 틀어진 관계를 개선하려는 작업을 시작했다. 저커버그는 대선 직후 트럼프의 사저인 마러라고를 방문하고, 취임식에도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트럼프를 의식해 페이스북의 팩트체크 기능도 폐지했다.

대선 이후 저커버그가 트럼프와 접촉하면서 소송을 끝내기 위한 양측의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받은 합의금 중 2,200만 달러(약 318억 원)는 트럼프 도서관 기금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금액은 소송 비용 등으로 사용된다. WSJ는 "메타가 소송에는 합의했지만, 계정 차단에 대한 잘못은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의사당 폭동 이후 페이스북 외에도 트위터(현재 엑스)와 구글을 상대로도 계정 정지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WSJ는 "트위터를 상대로 한 소송은 법원에서 기각됐고, 구글 소송은 잠정적으로는 끝났지만 다시 열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