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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칠곡 할매 양손자"... 래퍼 슬리피, '수니와칠공주' 뮤비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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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슬리피가 '건강담은 칠곡할매' 뮤직비디오 제작을 앞두고 녹음실에서 수니와칠공주 멤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인기 래퍼 슬리피(40·김성원)가 재능 기부 차원에서 경북 칠곡군의 평균연령 85세 할매래퍼 그룹 '수니와칠공주'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할매들의 양손자를 자처하며 랩 지도를 하는 등 남다른 인연을 맺어 온 슬리피는 뮤직비디오 출연도 직접 결정했다.
2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수니와칠공주가 출연하는 칠곡 농산물 공동브랜드 '건강담은 칠곡할매' 홍보용 뮤직비디오가 이달 20일 공개된다. 건강담은 칠곡할매는 하얀 피부에 둥근 얼굴, 주름진 이마, 수줍게 웃는 할머니의 모습을 캐릭터화한 브랜드다. 앞으로 칠곡산 참외 딸기 오이 사과 등 각종 농산물이 건강담은 칠곡할매란 이름으로 전국 소비자를 찾아간다.
칠곡 할매들을 물심양면 지원해 온 슬리피는 이번 뮤직비디오에도 흔쾌히 동참했다. 슬리피는 영상 초반 힙합 비트에 맞춰 랩을 하며 등장하고, 칠곡 할매들은 각자의 개성을 살린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뒤이어 건강담은 칠곡할매 브랜드를 강조하는 메시지와 함께 슬리피와 할머니들이 포즈를 취하며 뮤직비디오가 마무리된다.
슬리피는 뮤직비디오 촬영 소식을 전해 듣고 출연을 자청했다고 한다. 촬영은 밝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는데, 특유의 재치와 친근함으로 칠곡 할매들과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는 후문이다. 슬리피는 "할머니들과 함께할 때마다 제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며 "이제는 양손자로서 함께하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래퍼 슬리피가 '건강담은 칠곡할매' 뮤직비디오 제작을 위해 녹음실에서 수니와칠공주 멤버들과 랩 연습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슬리피와 칠곡 할매들의 인연은 2023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슬리피는 방송을 통해 할매들을 처음 만나 랩을 가르치며 '힙합 선생님'이 됐다. 방송이 끝난 후에도 할매들의 양손자로서 인연을 이어왔고, 이후 수니와칠공주의 공식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칠곡 왜관읍 '쩜오골목축제'에서 열린 할매래퍼 그룹 대결 현장에서도 열정적으로 칠곡 할매들을 응원했다.
칠곡 할매들도 양손자 슬리피를 향한 사랑을 숨기지 않는다. 수니와칠공주 리더 박점순 할머니는 지난해 첫 아이를 가진 슬리피를 향해 "슬리피가 이제 아빠가 됐다니 정말 기쁘다"며 "아내와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다른 멤버들도 "양손자가 아빠가 됐으니 우리는 증조할매가 된 거 아니냐"며 웃었다.
수니와칠공주가 지난해 10월 한글주간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연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수니와칠공주는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4리에 사는 평균연령 85세 할머니 8명이 2023년 8월 창단한 국내 최고령 래퍼 그룹이다. 멤버 중 서무석 할머니가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나 현재는 7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전쟁과 가난, 배우지 못한 인생의 애환이 담긴 자신들의 이야기를 랩 가사로 만들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최근에는 전국 단위 공연을 비롯해 언론, 광고, 정부 정책 홍보 영상에도 출연하며 실버 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음 달에는 폴란드에서 제작한 수니와칠공주 다큐멘터리가 현지 방송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수니와칠공주는 음악을 통해 세대를 뛰어넘어 감동을 선사하는 특별한 팀"이라며 "앞으로도 할매들이 슬리피와 함께, 도전과 열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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