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이재명이 당 통합 잘한다고? 文 덕담까지 왜곡"

지난달 30일 이재명·文 회동
"통합 필요하단 조언만 있었다"
"이재명 민주당은 파시즘 체제"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자택에서 문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양산=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의 설 덕담까지 왜곡하는 구제 불능"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전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달 3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자택에서 이뤄진 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회동과 관련해 "민주당의 아전인수식 민심 왜곡이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전 대표가 문제를 삼은 지점은 당시 조승래 수석대변인의 언론 브리핑이었다. 현장에서 조 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과 이 대표가 통합하는 행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는 취지로 전했다. 그러나 전 대표는 "직접 확인한 결과 민주당의 전언은 허무맹랑한 거짓말이었다"면서 "문 전 대통령은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통합과 포용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조언만 있었다는 것이었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식당에서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 주최로 열린 전 국회의장·국무총리·정당 대표 초청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전 대표는 오히려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충고가 문 전 대통령의 뜻과 가깝다고 주장했다. 친문재인계 적자로 통하는 김 전 지사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썼다. 지난 총선 때 벌어진 '비명횡사(비이재명계의 공천 탈락)' 사태에 대한 수습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그러자 친이재명계 인사들의 비난이 쇄도했고, 이 대표는 "당에는 다양성이 존재해야 한다"며 갈등 수습에 나섰다.

전 대표는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파시즘 체제에 가까운 1인 독주 체제"라고 규정했다. 이어 "통합과 포용의 조언을 듣고도 여전히 아무런 조치가 없는 민주당의 태도나, 이 대표가 비이재명계를 향한 공격을 삼가라 한 것을 '엄청난 포용'으로 포장하는 현실에 다시 한번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