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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눈 감고 듣기만 하다 "탄핵심판, 달 그림자 쫓아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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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자신의 탄핵심판을 두고 "호수 위 떠 있는 달 그림자를 쫓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증인 신문 사이사이 적극적으로 발언권을 얻어 유리한 진술을 이끌어 내려 한 지난 변론기일과 달리, 이날은 눈을 감은 채 주로 관망하는 모습이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1시간 일찍 헌재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이날도 앞선 기일 때와 같이 짙은 남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매고 출석했다. 왼손엔 검은 손목 시계를 차고, 머리는 2대 8 가르마를 타 깔끔하게 넘기고 드라이를 한 듯했다.
국회 측이 신청한 증인 3명에 대한 신문이 예정된 이날 윤 대통령은 변론 시작과 동시에 눈을 질끈 감았다. 대통령 대리인단인 최거훈 변호사가 개정 초반 5분간 재판 진행과 관련한 의견을 진술하는 동안에도 눈을 살짝 뜨기만 했을 뿐, 지난 변론기일 때처럼 직접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첫 번째 증인인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을 상대로 한 신문 도중에도 윤 대통령은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유튜브 영상 등이 증거로 제시될 때만 관심을 보였다. 2시간에 걸친 신문이 끝나고 이 전 사령관이 자리에서 일어나 양측에 인사하자 그때서야 사령관을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윤 대통령이 입을 연 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신문을 앞두고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절차에 대한 본인 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한 때였다. "저는 일반적으로 말씀드리고 싶다"고 운을 뗀 윤 대통령은 그간 가만히 모으고 있던 두 팔을 벌리고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 발언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탄핵소추 사유가 모두 황당하다는 취지로 강변했다. 윤 대통령은 "형사재판에선 실제 일어난 일이 얘기가 되는데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받았니 하는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를 쫓아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주요 인사 체포조 운영 의혹에 대해선 "(이 전 사령관 신문에서) 전반적으로 나온 얘기는 군이 수방사나 열 몇 명 정도가 겨우 국회에 진입했다는 것"이라면서 "계엄 해제 후 군 철수 지시가 이뤄졌는데 4인 1조로 (의원들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얘기냐"고 반문했다.
반면 계엄 선포 당시 계엄군이 국회 봉쇄를 시도한 일에 대해선 사안의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듯 "국회 경내에 민간인 수천 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의사당 본관도 7층 건물인데, 특전사 요원들이 불 꺼진 쪽에 유리창을 깨고 들어갔다가 '소화기 공격'을 받고 다 나왔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형사재판에선 구속 취소를 청구했다. 구속 취소는 보석과 달리 구속 자체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기존 '불법 수사' 주장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7일 이내에 구속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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