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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화원' 심전의 산수화, 스카프로 재탄생

입력
2025.02.06 10: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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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손 정성혜 교수 전시 '양양화관'
서울 종로 예올에서 7~16일까지

심전 안중식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 그려진 스카프. 디자인하우스 혜 제공

심전 안중식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 그려진 스카프. 디자인하우스 혜 제공

'조선의 마지막 화원(畵員·궁중 화가)' 심전 안중식(1861∼1919)의 작품이 현대적인 스카프로 재탄생했다.

심전의 4대손이자 디자인하우스 '혜(HYE)'의 대표 정성혜 인하대 패션디자인전공 명예교수가 7일부터 서울 종로구 예올에서 안중식의 작품을 재해석한 액자 형태의 작품과 스카프 등 60여 점을 선보이는 '양양화관(洋洋畵館)'전을 연다.

정 명예교수는 서울대 의류학과와 미국 뉴욕 패션기술대(FIT)와 뉴욕대(NYU)를 졸업한 뒤 인하대에서 35년간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18~19세기 조선의 민화, 규방예술, 조형예술 등을 현대 패션과 접목한 작품들을 통해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알려왔다.

이번 전시 주제인 '양양화관'은 안중식이 제자에게 써 준 글씨로, 19세기 말∼20세기 초 동양과 서양, 옛것과 새것,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던 혼란스러운 시대에 동서양이 함께한다는 뜻이 담겼다.

조선 말기 천재화가 장승업의 제자였던 안중식은 조선의 26대 국왕이자 대한제국 황제인 고종의 어진(御眞·임금의 초상화)을 그렸고, 산수뿐 아니라 인물·화조·영모(翎毛·날짐승과 길짐승) 등 다양한 분야에 정통했다. 안중식은 1911년 최초의 근대미술 교육기관인 서화미술회 교수였고, 1918년 서화협회를 창립해 초대회장을 맡았다. 이듬해 3·1 운동으로 옥고를 당한 뒤 병사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풍림정차' '노안도' 등 안중식의 서화와 그의 서화에서 도상을 가져와 만든 스카프 등을 만날 수 있다. 흰 봉우리가 솟은 산을 배경으로 날아오르는 새를 그린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전시는 16일까지.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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