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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손병호,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던지는 질문 [인터뷰]

입력
2025.02.07 09:39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돌아온 손병호
"80세 넘어도 무대에 서고파"

손병호가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돌아왔다. 쇼앤텔플레이, T2N미디어 제공

손병호가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돌아왔다. 쇼앤텔플레이, T2N미디어 제공

배우 손병호는 '세일즈맨의 죽음'을 관람한 관객들이 '가족이란 뭘까?'라는 고민을 하길 바란다. 그에게 가족은 '절대적으로 소중한 존재'다. 그간 주례만 54번 맡았다는 손병호는 자신이 결혼 예찬론자라고 밝혔다.

손병호는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미국 대공황 시기, 많은 것을 잃어가는 가장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손병호가 맡은 역할은 가장 윌리 로먼이다.

명작 '세일즈맨의 죽음'

그는 '세일즈맨의 죽음'을 '명작'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명작은 변함없다. 시대와 상관 없이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 이야기기를 담는다"고 말했다. 항상 '세일즈맨의 죽음'에 출연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단다. 존경하는 선배들이 이 작품을 통해 대중을 만나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 자신 또한 그들의 길을 따르고 싶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윌리 로먼을 연기하기 전 두려움을 품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앞서 윌리 로먼을 소화했던 선배들을 떠올리며 '저런 느낌을, 무게감을 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단다. 고민을 해결할 방법은 '확신'이었다. 그는 "지금은 아버지도 돼 봤고, 가정도 꾸렸고 아픔도 겪었다. '손병호 식의 윌리 로먼을 만들어 보자' 싶었다"고 밝혔다. '내가 윌리 로먼에 부적합한 인물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손병호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생명 예찬론자 손병호

손병호가 '세일즈맨의 죽음'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쇼앤텔플레이, T2N미디어 제공

손병호가 '세일즈맨의 죽음'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쇼앤텔플레이, T2N미디어 제공

윌리 로먼 역으로는 손병호와 박근형이 함께 캐스팅됐다. 손병호는 "박근형 선생님이 '해가 떴다'는 대사를 하면 정말 해가 뜬 것 같다. '아프다' 하면 정말 아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형 선생님은 내 롤모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박근형과 캐릭터 해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도움을 받기도 한단다. 손숙 예수정과는 '세일즈맨의 죽음'을 통해 다시 부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손병호는 "손숙 선생님 표 린다는 전형적인, 따뜻하고 포근한 엄마 같다. 예수정 선생님의 린다는 아픔을 조금 더 숨기려고 하는 느낌이다. 각 배우가 연기한 린다의 매력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부자 호흡을 맞춘 이상윤에 대한 칭찬도 이어갔다. 손병호는 "상윤이에게 진득한 무게감이 있다. 잘 성장하고, 무대에도 오래 남아주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가족 이야기다. 손병호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가족이 내게 제일 소중한 존재다. 가족을 위해서 일을 하고 싶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싶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3학년 이후로는 품 안의 자식이 아니다. 성장하고 자신의 철학을 갖게 되면 인정해 줘야 한다"고 자녀 교육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손병호는 자신이 '결혼 예찬론자' '생명 예찬론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주례를 54번 맡았다. 빼먹지 않는 말이 '아이를 세 명 이상 낳아라'다. 난 나이 때문에 그렇게 못했지만 후회스럽다. 삼각형 구도는 굴러 갈 때도 안정적이다. 어디 가도 친구 세명과 가라고 하지 않나"라고 밝혔다. 그는 "생명만큼 좋은 예술은 없다"는 생각도 덧붙였다.

방탄노년단 2기 꿈꾸는 손병호

젊은 세대 중에도 손병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해피투게더'에서 진행됐던 손병호 게임 덕분이다. 손병호는 "'내 복이구나'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만나고 인정받게 되는 게 큰 복이다. 손병호는 몰라도 손병호 게임은 아는 분들이 있지 않나. 사람이 이름을 남기고 싶어하는데 난 계속 회자되고 있다. 아이들도 계속 손병호 게임을 한다"고 기쁜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손병호 게임이 지금처럼 유명해지까지 유재석 이경실 등의 도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삶에서의 결실은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얻게 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전했다.

이순재가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 수상자에 등극했던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손병호는 "선생님께서 상을 받으시니 눈물이 나더라"면서 "너무 기뻤다"고 이야기했다. 이순재 신구 박근형 손숙 박정수는 '대학로의 방탄노년단'이라고 불리는데, 손병호는 "나도 그 타이틀을 물려받고 싶다"면서 웃었다. 이어 "방탄노년단에 들어가려면 건강도 유지하고, 작품도 계속 해야 할 거다. 방탄노년단 2기가 꿈이다. 나도 80세가 넘어서도 무대에 서고 싶다"고 밝혔다. 손병호의 꿈이 언젠가 현실이 될 수 있길 바란다.

한편 '세일즈맨의 죽음'은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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