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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하원, '대통령 살해 위협'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안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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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이 지난해 12월 필리핀 마닐라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마닐라=AFP 연합뉴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대립해온 새라 두테르테(47) 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필리핀 하원에서 통과됐다. 상원도 탄핵을 승인할 경우 그는 평생 공직에 나설 수 없게 된다.
5일 필리핀 국영 PNA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필리핀 하원은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안을 재적 의원 306명 중 215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공은 상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만일 상원 24명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16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하면 두테르테 부통령은 해임된다. ‘필리핀 역사상 최초로 탄핵된 부통령’이라는 오명을 얻는 것은 물론, 2028년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향후 공직 선출도 금지된다.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난다는 의미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의 딸이다. 앞서 필리핀 야권 진보정당연합 마카바얀 등은 그가 불법 축재와 예산 유용을 일삼는다고 주장하며 탄핵을 추진했다. 이에 하원은 지난해 9월부터 6억1,250만 페소(약 153억 원) 규모 부통령실 정보 기금을 두테르테 부통령 측이 유용한 혐의를 조사해왔다.
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새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하원의 탄핵안 결의 소식을 듣고 환호하고 있다. 마닐라=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두테르테 부통령이 마르코스 대통령 살해 가능성을 거론하며 노골적으로 위협한 점도 탄핵 추진의 한 사유가 됐다. 그는 당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나를 겨냥한 암살 계획이 있다. (경호원에게) 만약 내가 피살되면 대통령과 영부인, 마틴 로무알데스(하원 의장)를 죽이라고 했다. 농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부통령의 공개 위협을 헌법 위반이자 국가안보 문제로 간주하고 대응해왔다.
마르코스 대통령과 두테르테 부통령은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러닝메이트를 이뤄 당선되면서 강력한 정치 동맹을 구축했다. 그러나 친중(親中) 성향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달리 마르코스 정부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충돌하고 친미 노선을 걷자 두 가문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이후 마르코스 대통령의 헌법 개정 추진,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남부 민다나오섬 독립 주장 등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의견이 부딪히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BBC방송은 “충격적인 탄핵은 수개월간 국가를 긴장 상태로 유지해 온 마르코스와 두테르테 사이 격렬한 불화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날 결과에 두테르테 진영은 거세게 반발했다. 두테르테 부통령의 오빠 파올로 두테르테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정치적 동기에 의해 탄핵을 강행하려는 절박하고도 악랄한 노력에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무분별한 권력 남용이 그들(마르코스 진영)에게 유리하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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