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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서부발전, 부실 검토 후 풍력발전 투자해 392억 손실"

입력
2025.02.06 15:09
수정
2025.02.06 15:44

'주요 발전설비 운용 실태' 감사 공개
실제 풍속값 낮은데도 지분투자 강행
대규모 보상금 지급해 투자금 날려

전남 나주시에 있는 한국전력 본사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전남 나주시에 있는 한국전력 본사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인 서부발전이 해외 발전사업에 투자하면서 부실한 경제성 검토로 수백억 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력거래소는 연 1조8,000억원 수준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이 6일 공개한 '주요 발전설비 운영 및 관리 실태'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이 같은 문제로 관련자 4명을 경징계 이상 처분하고,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조치를 받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2021년 스웨덴 풍력발전사업에 투자하면서 경제성 검토 소홀로 투자금 392억 원 전액 손실을 냈다. 서부발전은 당시 현지 사업을 수행하는 특수목적법인 지분 25%를 인수했다. 해당 법인은 전기 사용자와 풍속이 낮아 공급용량을 충족하지 못하면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계약을 한 상태였지만 서부발전은 실제 풍속값이 낮다는 데이터를 확보해놓고도 반영하지 않은 채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그 결과 현지에서 낮은 풍속으로 대규모 보상금을 지급하는 상황이 이어졌고 적자가 지속 발생하자 서부발전은 2022~2023년 투자금 전액을 손상 처리했다.

이번 감사는 한전 발전자회사의 부실한 발전설비 설치·투자로 손실이 발생하고 발전비용이 높아지는 등 재정건전성이 악화하는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이뤄졌다. 감사원은 전력 관제 최적화를 통해 연간 1조 원 이상 절감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감사원이 전력거래소의 전력관제 실적을 모의 분석해 보니 연 1조8,250억 원 수준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전력거래소는 휴일에 근무조를 운영하지 않아 다음 날에 대한 전력 수요 예측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고, 거래소 관제사가 저비용 발전기 대신 고비용 발전기를 돌리도록 지시한 사례 등이 확인됐다. 또 전력관제의 경제성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없고 관제실적에 대한 사후분석 및 개선방안 환류 체계가 없는 것도 비효율 요인으로 꼽혔다.

감사원은 전력거래소에 "발전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전력 관제 시스템을 개발·구축하라"고 통보했다.


구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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