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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만난 태국 총리… "온라인 사기·국경 간 범죄 대응 공조"

입력
2025.02.06 19:36
수정
2025.02.0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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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법 집행·사법 분야 협력 강화"
트럼프 관세 인상 맞서 산업 사슬 구축

패통탄 친나왓(왼쪽) 태국 총리가 6일 중국 베이징 인민당대회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태국 정부 대변인실 제공

패통탄 친나왓(왼쪽) 태국 총리가 6일 중국 베이징 인민당대회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태국 정부 대변인실 제공

태국에서 중국인 납치와 온라인 사기 범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태국이 양국 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 등 대(對)중국 압박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맞서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 연대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6일 중국 관영 CCTV와 태국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태국 내 중국인 관광객 안전 보장, 온라인 사기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패통탄 총리는 시 주석을 만나 “태국은 중국과 (협조를 통해) 법 집행을 강화하고, 온라인 도박 및 국경 간 범죄를 퇴치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에 나설 의향이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어 “중국은 항상 국제 문제에서 책임 있는 국가의 역할을 해 왔고 개발도상국 이익을 확고히 보호해 왔다”고 시 주석을 치켜세웠다.

시 주석도 “중국은 태국이 온라인 도박과 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그간 취해 온 강력한 조치를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또 양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안보·법 집행·사법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은 최근 태국에서 중국인 인신매매 사건이 잇따르며 중국인 관광객들이 태국 여행을 줄줄이 취소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달 초 태국을 찾은 중국 배우 왕싱(31)이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된 뒤, 실종 사흘 만에 삭발 상태로 미얀마에서 발견된 게 대표적 사건이다.

태국에서 실종됐던 중국 배우 왕싱의 원래 모습(왼쪽 사진)과 미얀마에서 삭발된 채 발견된 뒤의 모습. 왕싱은 자신이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태국에서 실종됐던 중국 배우 왕싱의 원래 모습(왼쪽 사진)과 미얀마에서 삭발된 채 발견된 뒤의 모습. 왕싱은 자신이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왕싱 외에도 중국인들이 태국에서 사기 조직에 끌려가는 사건이 잇따르자, 중국인 관광객들의 불안이 고조됐다. 태국여행협회는 중국 춘제(음력설) 연휴 기간에 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10~20%가량 줄었다고 보고 있다.

‘큰손’ 중국인들이 이탈하면서 관광 산업이 국내총생산(GDP) 20%를 차지하는 태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패통탄 총리는 지난달 22일 중국어로 “태국은 안전하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자국 방문을 호소했다. 이달 5일에는 온라인 사기 범죄 조직 근거지로 알려진 태국·미얀마 국경 도시 전력 공급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중국·태국 고속철도 건설 △디지털 경제 △전기차 생산 분야에서도 손을 맞잡기로 했다. 특히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것을 의식한 듯, 안정적이고 원활한 산업 사슬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시 주석은 “100년 만에 처음 있는 변화에 직면해 중국과 태국이 전략적 이익에 대한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서로를 굳건히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추가 부과하기로 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의 발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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