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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시칠리아 마피아 181명 체포... “조직 규모 다시 확대"

입력
2025.02.12 19:30
수정
2025.02.1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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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붕괴' 마피아위원회 재건 시도
휴대폰·다크웹 등 기술 적극 활용해 범행
"수감 간부, 밀반입 휴대폰으로 회의 참여"

지난 11일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의 팔레르모에서 경찰관들이 마피아(코사 노스트라)를 상대로 급습 작전을 벌이고 있다. 팔레르모(이탈리아)=EPA 연합뉴스

지난 11일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의 팔레르모에서 경찰관들이 마피아(코사 노스트라)를 상대로 급습 작전을 벌이고 있다. 팔레르모(이탈리아)=EPA 연합뉴스

이탈리아 경찰이 '코사 노스트라'로 불리는 시칠리아 마피아를 겨냥해 대대적 소탕 작전에 나섰다. 체포 인원만 180명이 넘는다. 최근 암호통신, 다크웹 등 신기술을 이용한 범죄를 저지르며 조직 규모를 키운 시칠리아 마피아가 1990년대 와해된 마피아 조직 간 협의체, 이른바 '쿠폴라(Cupola)'의 부활을 시도하자 고강도 대응에 나선 것이다.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이날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주(州)의 주도 팔레르모에서 시칠리아 마피아를 상대로 대규모 체포 작전을 벌여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181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번 작전을 위해 광범위한 감청에 나서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고, 체포 현장에도 경찰관 1,200명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된 이들은 '쿠폴라'의 재건을 도모하고 있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쿠폴라는 시칠리아 마피아 각 조직의 보스가 모인 일종의 '위원회'로, 1990년대 정부의 대대적 단속으로 사실상 해체됐다. 2008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부활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경찰이 조직원들 무더기 체포 등 강도 높은 단속에 나서며 무산됐다.

이번 수사 과정에선 시칠리아 마피아가 다시 활개 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마우리치오 데루치아 팔레르모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체포된 이들 중에는 젊은 청년도 다수 포함됐다"며 "마피아 조직이 다시 활성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과거 체포된 마피아 간부들이 형기를 마치고 석방된 것도 '마피아 조직 부활'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범죄 방식도 첨단화하고 있다. 데루치아 총장은 수감 중인 마피아 간부가 밀반입된 스마트폰을 이용해 회의에 참여하거나, 잘못을 저지른 부하를 구타하는 모습을 확인하는 등 조직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무기 구입을 위해 다크웹을 사용하는 식으로 첨단 기술을 이용한 조직범죄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시칠리아 마피아가 최근 마약 유통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의 또 다른 마피아 조직 은드랑게타와의 협력을 늘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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