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9부 능선 넘은 尹 탄핵심판... 조지호가 밝힐 '체포 명단' 진실은

입력
2025.02.19 12:12
수정
2025.02.19 14:04
8면
구독

헌재, 20일 尹 10차 변론기일서
한덕수·홍장원·조지호 증인신문
암 투병 조지호 자진 출석으로 선회
'체포 명단' 작성·보고 등이 핵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을 앞둔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을 앞둔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말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 9부 능선을 넘어 종점으로 향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주 증인신문을 끝으로 헌재가 사실관계 확정을 마무리하고, 이달 중 변론을 종결한 뒤 내달 중순쯤 선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일 윤 대통령의 10차 변론기일을 열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이날 증인신문에선 그간 증인들 사이에 엇갈렸던 사실관계를 최종적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한덕수(왼쪽) 국무총리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3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왼쪽) 국무총리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3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위법성 진술할 핵심 인물

한 총리 증인신문에선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의 위법성 여부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는 작년 12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오랫동안 국무회의를 해왔던 사람으로서 도저히 이게 정식 국무회의라 보기 어렵다"거나 "워낙 절차적, 실체적 흠결이 많아 (국무회의로서)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선 "사실상 사람이 모였다는 것 말고는 간담회 비슷한 형식이었다. 개의나 종료 선언 등의 절차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가 없었다'는 한 총리 등 국무위원들 주장에 대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계엄=내란' 프레임으로 자꾸 누르니 일부 국무위원들이 그런 식으로 답변한 것 같다"며 "대체 국무위원이 대통령실에 간담회하러 놀러 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7차 변론기일(2월 11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일 그 자리에 있었던 국무위원들은 모두 국무회의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두 번째 출석 홍장원, 조태용 진술 탄핵하나

홍장원 전 차장의 증인 출석은 두 번째다. 두 차례 증인신문을 받는 건 홍 전 차장이 유일하다. 그의 진술은 윤 대통령의 위법 지시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근거로 꼽힌다. 그는 5차 변론기일(2월 4일)에 증인으로 나와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던 윤 대통령의 지시를 폭로했다. 계엄 당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며 남긴 체포 명단 메모의 작성 경위도 소상히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조태용 국정원장은 8차 변론기일(2월 13일)에 나와 홍 전 차장의 진술과 어긋나는 주장을 했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 주장과 달리 △체포 명단이 적힌 메모가 총 4개라거나 △메모 작성 당시 국정원장 공관이 아닌 국정원 집무실에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조 원장 진술을 토대로 홍 전 차장의 진술을 탄핵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지난해 12월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조지호 경찰청장이 지난해 12월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암 투병 조지호, 자진출석 의사 밝혀

혈액암 투병 중인 조지호 청장은 4차(1월 23일), 8차(2월 13일) 변론기일에 이어 이번에도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재판부가 구인영장을 발부하자 자진출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19일 "(증인 출석 여부에 대해) 조 청장 변호인과 협의 중"이라며 "조 청장 측에서 출석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에 자진출석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구인영장 발부는 윤 대통령 측이 "구인까지 원한다"며 조 청장 증인신문을 강력히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국회 측 증인이었던 조 청장을 윤 대통령 측에서 더 적극적으로 신문하고자 하는 이유는, 그가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기 때문이다. 조 청장은 수사기관에서 계엄 당일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6차례 전화해 정치인 등 체포를 닦달했으며, 여 전 사령관은 정치인과 법조인 등 15명 이름을 불러주며 체포를 위한 위치파악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이 6번이나 전화해 의원을 끌어내라 지시했을 리 만무하다"며 "조 청장이 전화로 들은 내용 중 어떤 것도 (아래로) 전파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의 진술은 신뢰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김진주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