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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 체포 대상' 차범근 "내 이름이 왜 그 수첩에... 황당하고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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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일 서울 종로구 H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7회 차범근축구상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 이름이 그 수첩에 왜 적혀 있는지 황당하고 깜짝 놀랐다."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2·3 불법계엄' 당시 작성된 수거(체포) 대상 명단에 자신이 포함된 것을 두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차 전 감독은 20일 서울 종로구 H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7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서 축구 꿈나무와 지도자 22명에게 상을 수여한 뒤 "시상식이 열리는 이날은 1년 중 가장 뜻 깊은 날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욱 울컥한 마음이다. 하마터면 여러분을 못 만날 뻔했다"고 밝혔다. 12·3 불법계엄 주도자 중 한 명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자신이 포함된 것을 에둘러 표현 한 것이다.
그는 이어 "나는 축구가 아닌 다른 일이나 가치에 대해서는 관심이나 욕심이 없다. 아는 것도 많지 않다"며 "차범근 축구상을 멋지게 발전시킨 차세찌 풋웍 대표를 칭찬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칭찬을 한 번도 못 했는데, 수고했다는 말도 못 하고 헤어질 뻔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차 전 감독은 내란사태를 모의·실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작성한 체포 명단 500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단에는 주요 정치인과 연예인, 종교인, 체육인 등 이름이 적혀 있는데 차 전 감독도 있었다.
그는 과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 충격이 더욱 컸다고도 전했다. 차 전 감독은 "자세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50년 전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 다 지나간 일이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또 그 일이 일어났다.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차 전 감독은 현재 전남 고흥군에서 꿈나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있다. 매달 마지막 한 주는 서울에 올라와 차범근축구교실 현장도 방문한다. 그는 "(아이들과) 잘 지내고 있는데 예전에 큰 충격을 받았던 감정이 다시 떠올랐다"며 "아직도 (내란사태와 관련한) 일들이 다 끝나지 않고 진행 중이라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모든 일이 빨리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체포명단에 포함된 충격은 아들 차두리 화성FC 감독의 프로 사령탑 데뷔전 방문도 꺼려지게 만들었다. 차 전 감독은 "(아들이) 첫 경기가 23일이라고 뭘 보내주는데, 지금 시동이 안 걸린다"며 "아들이 섭섭할지 모르겠는데, 아직 사태가 정리가 안 됐기 때문에 내 마음이 여러 가지로 불편하다"고 고백했다.
다만 그는 차두리 감독의 미래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차 전 감독은 "아들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밑바닥을 거쳤다. 독일어도 잘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 위원까지 지냈다. 이론적으로는 최고의 경지에서 보고 배웠기에 나와 비교가 안 된다"며 "아빠보다 훌륭한 감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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