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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9명 "연명의료 중단 의향"…'좋은 죽음' 요건은?

입력
2025.02.23 15:21
수정
2025.02.2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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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덜 느끼는 게 좋은 죽음"
82%는 "조력 존엄사에 동의"

5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 동백 성루카 호스피스 병원에서 입원 환자의 지인이 작은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다. 용인=홍인기 기자

5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 동백 성루카 호스피스 병원에서 입원 환자의 지인이 작은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다. 용인=홍인기 기자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신체적인 통증을 덜 느끼고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을 '좋은 죽음'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9명 이상은 "만약 말기 환자가 된다면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내용은 2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웰다잉 논의의 경향 및 과제' 보고서에 담겼다. 연구진은 성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4, 5월 죽음에 대한 인식 등을 조사했다.

응답자의 78.6%는 '본인의 죽음이나 생애 말기의 상황, 그때의 치료 계획에 대해 가끔 혹은 자주 생각한다'고 답했다.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묻는 문항에는 '통증을 느끼지 않는 죽음'을 택한 응답자가 20.1%로 가장 많았다. △가족이 병수발을 오랫동안 하지 않는 것(18.5%) △가족이 간병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많이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17.5%) △죽음에 대해 미리 심리적 준비를 하는 것(10.9%) 등의 순이었다.

응답자가 생각하는 좋은 죽음의 요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웰다잉 논의의 경향 및 과제'

응답자가 생각하는 좋은 죽음의 요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웰다잉 논의의 경향 및 과제'

좋은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서비스로는 '생애 말기 발생할 수 있는 통증 완화'(62.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생애 말기 환자의 치료 비용 지원'(56.8%)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81.1%는 말기 및 임종기 환자가 됐을 때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부모, 자녀, 배우자, 형제·자매나 4촌 이내 친척이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12.8%였다.

전체 응답자의 91.9%는 말기 및 임종기 환자가 됐을 때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2023년 기준 사전연명의료중단 의향서에 서명한 사람은 57만3,937명으로 전년 대비 39.4% 급증했다. 인구 1,000명당 48.9명이 서명한 셈이다. '조력 존엄사(의사 조력 자살)' 합법화에도 22.4%(229명)가 '매우 동의한다', 59.6%(609명)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연구진은 "문헌조사와 설문조사, 전문가 자문 등에서 공통으로 도출된 키워드는 '통증 조절'과 '자기 결정권 존중'"이라며 "연명의료 중단 이행 범위 확대, 웰다잉 교육 활성화 등 생애 말기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문화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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