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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연방직원들에 "업무 성과 보고하라… 안 하면 사임 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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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기관에 '구조조정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이번에는 연방 공무원들에게 업무 내용과 성과를 보고하라고 명령했다.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직원들의 생산성을 문제 삼아 구조조정을 강행했던 전략을 되풀이하면서 정부 인력 감축에 대한 반발을 무력화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DOGE는 현재까지 연방 지출을 550억 달러(약 79조421억 원)가량 절감했다고 주장하지만, 미 언론들은 과장된 수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머스크는 2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침에 따라, 곧 모든 연방정부 직원들은 자신이 지난주에 무엇을 했는지 묻는 이메일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응답하지 않으면 사임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이메일에는 "이번 주에 달성한 일을 대략 5개로 요약해 (다음 주) 월요일 오후 11시 59분까지 답하라"는 지시가 담겨 있었고, 수신처는 미 연방수사국(FBI), 국무부, 환경보호청(EPA), 식품의약국(FDA), 재향군인부,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서비스센터(CMS) 등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의 이번 조치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서 "머스크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지만 그가 더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구조조정을 재촉한 데 대한 화답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글이 게시된 지 약 7시간 만에 머스크가 X에 글을 썼고, 오후 4시 30분쯤부터 이메일이 연방 직원들에게 전송되기 시작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미국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쇼핑몰 앞에서 테슬라 불매 운동을 촉구하고 있다. 시애틀=AFP 연합뉴스
머스크는 연방 직원들에게 자신의 업무 생산성을 증명하라고 압박하면서 정부 인력 감축과 예산 삭감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근로자의 생산성을 문제 삼는 방식은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을 당시 전략을 반복한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연방 공무원들의 반발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NYT는 "공무원들은 소송 제기, 자진 사임, 또는 '포크 인 더 로드(fork in the road·결정의 순간)'라 불리는 연방정부 개혁 프로그램에 대한 저항 차원에서 시위에 숟가락을 들고 나오는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DOGE는 지난 17일까지 '연방 예산 550억 달러를 절감했다'고 주장하지만, 부정확한 수치라는 지적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DOGE가 절감했다고 주장한 계약 중 일부는 이미 취소된 것으로, 사실상 비용 절감 효과가 없다"고 했고, WP도 "DOGE가 해지한 정부 부처의 계약 중 상당수는 이미 전액 지불돼 취소해도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미국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2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쇼핑몰 앞에서 '머스크에 화가 났다면 경적을 울려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시애틀=AFP 연합뉴스
머스크의 '해고 칼바람'은 나비효과를 일으켜 뜻밖에도 인도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앞서 DOGE는 USAID 자금 지출 항목 중 폐지 대상에 '인도 투표율을 위한 2,100만 달러(약 302억 원)'가 있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아닌) 다른 사람을 당선시키려는 시도를 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미국의 인도 선거 개입 논란에 불이 붙었다. 현재 인도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은 '미 국제개발처(USAID)의 인도 선거 자금 지원'의 배후에 야당 인도국민회의(INC)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DOGE와 트럼프는 관련 증거를 실제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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