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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선 실시, 정권 교체 '임박'… '트럼프 맞설 리더십' 누구?

입력
2025.02.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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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
CDU·CSU 연합, 3년여 만 정권 탈환 가능성
경제·이민·안보 등 쟁점… 극우 부흥도 고민
"유럽 구심점 부재" 평가 속 새 총리에 기대↑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가 실시된 23일 한 여성이 뒤스부르크 투표소에서 투표함에 기표용지를 넣고 있다. 뒤스부르크=AP 연합뉴스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가 실시된 23일 한 여성이 뒤스부르크 투표소에서 투표함에 기표용지를 넣고 있다. 뒤스부르크=AP 연합뉴스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가 23일(현지시간) 실시됐다. 중도보수 성향 야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승리해 연정 구성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CDU 대표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가 새로운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 시선도 이번 선거에 쏠려 있다.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유럽을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 제대로 대응하려면 유럽 내 확실한 구심점이 필요한데, 유럽 중심축인 독일이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을 지원해 온 트럼프 행정부도 이번 선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CDU·CSU, 연정 협상 주도 '전망'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총선 투표는 23일 오전 8시 시작됐다. 선거는 1인 2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며, 각 정당은 득표율에 따라 전체 630석을 나눠 갖는다.

여론조사는 CDU·CSU의 승리를 일관되게 점치고 있다. CSU는 바이에른주(州)에, CDU는 나머지 15개주에 후보를 내고 함께 교섭단체를 꾸리는 사실상 같은 정당이다. 전날 여론조사기관 인자(insa)의 설문 결과를 보면 CDU·CSU가 지지율 29.5%로 1위를 사수했다. 2위인 AfD 지지율은 21.0%였다. 정권 연장을 노리는 올라프 숄츠 현 총리가 속한 중도진보 성향 사회민주당(SPD)은 15.0%로 3위에 그쳤다. 이번 선거는 저성장 경제 해법, 이민 정책에 따른 사회 불안 해소 방안, 러시아 위협 등 안보 위기 대응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각 정당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 대책을 제시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CDU·CSU가 집권에 성공하면 같은 당 소속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퇴임 이후 약 3년 만에 정권을 탈환하게 된다. 메르켈 전 총리는 2005년 1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약 16년간 총리를 지냈다. '메르츠 체제'의 CDU·CSU는 메르켈 체제에서보다 보수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메르츠 대표는 '집권 첫날 모든 국경을 통제해 불법 이민을 원천 봉쇄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인세·부가가치세 인하 계획도 발표했다. 2023년 중단된 원자력발전 재개 여부도 검토한다.

2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연방의회 총선거 관련 포스터가 부착된 기둥 뒤로 연방의회 건물이 보인다. 베를린=AP 연합뉴스

2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연방의회 총선거 관련 포스터가 부착된 기둥 뒤로 연방의회 건물이 보인다. 베를린=AP 연합뉴스


유럽 핵 방위 협력 시사한 메르츠, 총리되나

메르츠 대표는 안보 전략 변화도 시사했다. 그는 21일 독일 ZDF방송 인터뷰에서 "(핵 보유국인) 영국, 프랑스와 함께 핵 공유, 또는 양국의 핵 방위가 우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제외한 핵 방위 협력에 선을 긋던 기존 독일 정부 입장과 달리 자체 핵 억지력 확보를 주장한 것이다. 메르츠 대표는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유럽의 강력한 대응도 예고했다.

21일 독일 서부 오버하우젠에서 진행된 CDU·CSU 선거 유세에 화상으로 참석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독일과 유럽은 당신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메르츠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출구조사 결과는 투표 마감 이후인 23일 오후 6시,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 2시 발표된다. 각 정당 득표율에 따라 연정 협상 추이가 달라지는 만큼, CDU·CSU와 SPD의 협력을 비롯해 다양한 '경우의 수'가 거론되고 있다. 다만 테슬라 최고경영자이자 미국 정부효율부 수장인 일론 머스크가 공식 지지한 AfD와의 협력에는 일단 모든 정당들이 선을 그은 상태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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