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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다이빙 대사 "반중 세력, 한국 이미지에 도움 안돼… 극소수지만 파괴력 커"

입력
2025.02.26 12:00
수정
2025.02.26 15:5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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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주한중국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25일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첫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문재연 기자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25일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첫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문재연 기자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25일 국내에서 확산되는 반중 정서와 관련 집회에 대해 "중국에 대한 지적은 터무니없다"며 "이런 집회가 반복되면 한국의 이미지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다이 대사는 이날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통해 "(반중) 세력은 한국의 극소수지만 강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다이 대사가 지난해 12월 부임한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다.

그는 "중국이 한국 내정에 간섭한다는 지적은 아예 근거가 없다"며 "우리가 그럼에도 일부 우려를 표명하게 된 것은 며칠 전에 (주한중국) 대사관으로 난입하려는 극단적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9일 주한중국대사관은 중국의 부정선거 개입설에 대해 처음 입장을 내고 "한국 내정 문제를 중국과 무리하게 연계시키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닷새 후 '캡틴 아메리카' 복장의 40대 남성 안모씨가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정치공작을 펼치고 있다'며 대사관에 난입하려다 구속됐다.

다이 대사는 "아주 악성적인 사건"이라며 "원칙적으로 한국 국민들이 국내 문제를 잘 처리할 능력과 지혜가 있다고 믿지만,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식으로 저희의 우려를 표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항상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어 "중한 양측의 외교 채널이 순조롭게 구축돼 있고 더욱 악성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동의 노력 방향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중한 과거 경험 교훈으로 공동이익 발전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는 25일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첫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문재연 기자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는 25일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첫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문재연 기자


다이 대사는 비상계엄 사태 후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에서 무단으로 대규모 구조물을 설치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며 "한국이 어려움을 겪을 때 이웃국가인 중국은 이를 가중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사자성어 '승인지위(乘人之危·상대방의 위기를 이용해 이익을 얻다)'를 소개하며, 중국이 하지 않을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다이 대사는 "중한 양측은 과거의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공동이익에서 출발해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견과 갈등을 확대, 부각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진핑 주석과 왕이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등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한 가능성에 대해 "순조로운 소통채널을 통해 협의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은 한국의 소망을 중요시할 것이고 한국의 높은 기대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다이 대사는 중국의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에 대해 "과학 기술 문제를 정치화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하는 데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 기업들이 딥시크에 대한 차단 조처를 한 데 대해 "일시적인 금지령이 이른 시일 내에 해제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한 번도 기업이나 개인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저장을 하도록 요구한 적이 없다"면서 "중국 기업이 현지에서 경영할 때 현지 규칙을 준수하길 요구해왔고 '데이터 프라이버시'(개인 정보)의 보호를 중시해왔다"고 강조했다. 다이 대사는 딥시크에 대해 "아주 혁명적인 혁신"이라며 개발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정보화 시대에 특정 기술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뒤따르는 건 자연스럽다는 취지의 주장도 나왔다. 그는 "정보화 시대에 우리가 가진 태블릿, 핸드폰은 개인적 유출에 대한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에서 생산되는 로봇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내용의 뉴스를 봤는데 이는 기술 문제를 정치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이 대사는 한국 문화콘텐츠 수입 규제와 관련, '정치화'의 문제가 아닌 상호 신뢰와 국민 감정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한관계가 개선되면 자연스럽게 문화교류가 많아질 것"이라며 "중국에도 국내 상황이 있고 , 중국 국민이 한국 문화산업에 어떤 감정을 품을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중러 협력과 북러 협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북러가 밀착하면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관측에 그는 "중국은 북한과 우호적으로 소통하고 좋은 관계를 맺었다"며 "러북 관계 발전은 이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도 "중러 간 전략적 협조 관계의 가장 큰 특징은 어떤 제3자의 영향도 받지 않고 어떤 제3자도 겨냥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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