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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데... '정치' 비중 줄고, 'AI'가 대체한 2025 中 양회

입력
2025.03.04 18:27
수정
2025.03.04 18:3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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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협 위원·전인대 대표 AI 제안·건의 봇물
기자회견서 전인대 대변인 '딥시크' 자랑
'시진핑 1인 체제' 구축 후 경제 이슈 집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아래 두 번째 줄 가운데)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위원들이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차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제3차 개회식에 참석해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아래 두 번째 줄 가운데)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위원들이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차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제3차 개회식에 참석해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중국의 국정 운영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연례 최대 정치 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했다. 통상 고위직 인사나 권력 구조 개편이 화두에 오르는 정치 행사지만, 중국발(發) '딥시크 쇼크'가 전 세계를 강타한 올해는 유독 '인공지능(AI)'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 양회에서 '시진핑 1인 체제'를 한층 더 공고히 한 만큼, 이번에는 경제 성과에 더 큰 관심이 쏠려 있다는 방증이다.

러우친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변인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을 통해 "전인대 제14기 3차 연례회의가 5일 오전 개막해 11일 오후 폐막한다"고 밝혔다. 전인대는 한국의 국회 격에 해당하는 기구다. 국정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는 이날 개막했고, 10일까지 이어진다. 전인대 제14기 대표는 총 2,929명으로 이 중 2,893명이 참석 등록을 했다.

회의장마다 "AI, AI, AI"

러우친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대변인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러우친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대변인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표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AI'였다. 정협 전국위원회 위원인 리징훙 칭화대 교수는 AI 도입에 따른 기술 혁신, 인재 양성, 고용 보호 등 내용을 담은 'AI 진흥법'을 제안할 예정이다. 전인대 대표인 팡푸촨 수도사범대 총장은 AI 관련 단과대 설립 계획을 공개하며 "AI를 교육에 통합해 과목과 전공 구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전인대 대표인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AI 딥페이크 규제'를 제안했다.

이날 전인대 사전 기자회견도 중국산 저비용·고효율 AI 모델 '딥시크'의 성과 자찬 일색이었다. 러우 대변인은 "딥시크의 발전은 AI 분야에 있어 중국 기업의 굴기(崛起)를 대표한다"며 "중년과 청년으로 구성된 개발팀이 중국 과학 기술 사업의 진보를 주도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칭찬할 만한 점은 오픈 소스 기술 노선을 고수해 AI 기술이 전 세계에 보편적으로 응용되도록 중국의 지혜가 기여했다는 것"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中 최고 정치 행사'인데... 정치 현안 언급 사라져

상대적으로 정치 현안은 시들하다. 이미 지난해 국무원조직법 통과로 총리 권한을 대폭 축소시킨 결과, '시진핑 원톱 체제'가 굳건해졌기 때문이다. 1993년 이후 31년간 양회 폐막일을 장식했으나, 작년엔 돌연 폐지됐던 총리 내외신 기자회견도 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차르'로 불리며 중국의 기술 굴기를 이끈 진좡룽 공업정보화부 부장(장관)이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로 전해졌을 뿐, 매해 양회 때마다 관심을 끌었던 고위급 인사나 정부 조직 개편 소식도 뜸하다.

양회 개막 당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한 '10%+10% 추가 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한 만큼,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한 입장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이날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비관세 조치' 보복 카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예년대로라면 중국의 외교 안보·경제 수장들의 내외신 기자회견은 7일 열릴 것으로 점쳐진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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