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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면) 30일 휴전안 러시아 시큰둥 42판 8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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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푸른 군복 차림으로 격전지인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州)를 찾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30일 중단'을 합의한 후 연일 러시아의 수용을 촉구하고 있는 와중에 오히려 전장을 직접 지휘하는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같은 행보는 러시아가 전장에서 승전보를 올리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8월 침공해 일부를 점령 중인 쿠르스크 탈환에 속도가 붙은 만큼 서둘러 휴전에 응해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제 미국이 어떤 압박과 유화책을 제시해 러시아를 설득할지가 중요해졌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만나 '30일 휴전'을 합의하고 러시아에 수용을 요구한 데 대해 러시아가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이 제안에 부정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러시아 고위 외교 관리는 13일 '30일 휴전안'이 우크라이나군에 휴식을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외교정책보좌관은 이날 TV연설에서 "미국이 제안한 30일 임시 휴전은 우크라이나군에 일시적 휴식을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의 이익과 우려를 고려한 장기적·평화적 해결을 원한다"고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전날 마이크 왈츠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통화에서 "러시아의 목표는 장기 평화 협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가 사실상 미국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의 쿠르스크 방문 역시 '30일 휴전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로서는 전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굳이 휴전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특히 러시아군은 12일 기준 지난 닷새간 쿠르스크에서 약 259㎢의 영토를 수복하는 등 반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가 기습 공격한 시점부터 따지면 점령됐던 지역의 86%, 약 1,100㎢ 규모의 영토를 탈환했다고 한다.
러시아 내부에서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 강경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정책 제언이 있었다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보도도 나왔다. WP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 협력하는 유력 싱크탱크가 지난달 작성한 보고서에는 '취임 100일 이내에 평화협정을 맺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내용과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대한 주권을 인정받아야 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를 완전히 해체해야 한다'는 강경한 제언이 담겼다.
러시아를 설득할 수 있는 건 미국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국 정부 측) 사람들이 현재 러시아로 가고 있다"며 러시아와의 대화 의지를 강조하는 한편, "(휴전 합의를 위해) 재정적으로 러시아에 매우 나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이것은 러시아에 파괴적일 것"이라며 러시아를 몰아세웠다. 러시아가 '눈앞의 영토'를 포기할 수 있을 정도의 당근을 미국이 제시해야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미국이 고려할 수 있는 방안으로 러시아의 주요 7개국(G7) 재가입 △대(對)러시아 제재 완화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 등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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