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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KLPGA 투어 안착시킨 프라판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회장 "태국 골퍼들에 신선한 자극 주고 싶다"

입력
2025.03.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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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푸껫에 위치한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전경.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태국 푸껫에 위치한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전경.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태국은 한국 골퍼들에게 사랑 받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취미로 골프를 즐기는 이들은 물론이고 프로 선수들도 동계훈련을 위해 자주 태국을 방문한다. 그럼에도 태국은 최근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는 큰 인연이 없었다. 지난해 시즌 두 번째 대회로 푸껫에서 열린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KLPGA 투어와 태국이 맺은 첫 인연이었을 정도다.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초대 대회는 이예원의 우승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해의 열기는 대회 규모 확대로 이어졌다. 올 시즌 KLPGA 개막전으로 13일 막을 올린 블루캐니언 챔피언십은 총 상금 규모를 기존 65만 달러에서 80만 달러로 키웠고, '사흘 54홀'이었던 일정도 '나흘 72홀'로 늘었다. 또 출전 선수 수도 72명에서 120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프라판 아사바 아리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회장.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제공

프라판 아사바 아리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회장.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제공

블루캐니언 챔피언십의 성장을 이끈 주인공은 프라판 아사바 아리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회장이다. 13일 대회장에서 만난 프라판 회장은 "초대 대회는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여러 문제점들이 나타났는데, 오히려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문제해결을 위해 1년간 노력했고, 더 나은 모습으로 2회 대회를 개최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출전선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KLPGA가 많은 도움을 줘 아시아 최고 선수들을 모을 수 있었다"며 "동시에 지난 대회의 성공으로 태국 정부의 관심도 이끌어냈다. 모두에게 정말 고맙다"고 강조했다.

KLPGA투어 대회 개최는 골프장이 과거 명성을 되찾는 데 좋은 동력이 되고 있다.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은 과거 유럽프로골프투어(EPGA·현 DP월드 투어) 조니워커 클래식(1994·1998·2007년)을 개최한 명문 코스 중 하나였지만, 프라판 회장이 골프장을 인수한 2019년 당시에는 다소 침체에 빠져 있었다. 그는 "골프장이 워낙 오래됐다"며 "당장의 수익을 노리기 보단, 당분간은 골프장 리노베이션에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올해에만 골프장에 약 1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로비. 푸껫=박주희 기자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로비. 푸껫=박주희 기자

그는 동시에 KLPGA 투어를 통해 태국 골퍼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싶다는 의사도 전했다. 프라판 회장은 "태국에도 분명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많은데, 끝까지 밀어 붙이는 힘이 부족한 것 같다"며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눈 앞에서 보여주며 '너희들도 저런 능력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KLPGA 투어 대회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는 "(자국 대회의) 상금 규모가 작은 탓에 태국 선수들 중 일부는 캐디피 지불 조차 힘들어하고 있다"며 "(상금 규모가 큰)KLPGA 투어 대회를 통해 태국 선수들의 욕심을 끌어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프라판 아사바 아리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회장.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제공

프라판 아사바 아리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회장.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 제공

현지에서 한국 골퍼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프라판 회장이 KLPGA 투어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당장 프라판 회장부터 박민지의 열렬한 팬이다. 그는 "박민지뿐 아니라 한국 골퍼들이 현지에서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미국여자프로골프에서 활약했던) 박성현의 태국 팬은 10만 명에 달하고, 태국 골퍼들도 한국 선수들의 패션을 많이 따라한다"고 전했다. 이어 "KLPGA 투어 경기가 태국에 중계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태국 골퍼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라판 회장은 한국과의 연을 이어가기 위해 한국어도 배우고 있다. 그는 "(계약이 끝나는 2026시즌 이후에도) 계속 KLPGA 투어 대회를 개최하고 싶다"며 "최선을 다해 준비할 테니 한국 팬들도 대회장에 많이 방문해달라"고 바람을 전했다.

푸껫=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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