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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400명도 못 찾은 성완종, 수색견이 발견

입력
2015.04.09 18:56

경찰 1400명도 못 찾은 성완종, 수색견이 발견

9일 아침 잠적한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을 찾기 위해 경찰력 1,400여명과 헬기까지 동원된 대규모 수색 작전이 벌어졌지만 결국 '공로'는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수색견에 돌아갔다.

경찰은 성 전 회장이 휴대전화를 들고 나간 사실을 확인하고 기지국 위치 추적을 통해 그의 행방을 쫓았지만 산의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좀체 수색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경찰은 이날 낮 12시 15분부터 서울특공대에 있는 수색견 5마리를 투입했다.

이들 수색견은 성 전 회장의 가족들이 가져다 준 베개와 하루 전날 입었던 옷의 냄새를 맡고 그의 행적을 추적, 결국 3시간 17분만에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위쪽으로 300m 떨어진 곳에서 성 전 회장의 시신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시신을 찾아낸 것은 서울청 소속 2010년생 증거채취견 '나로'였다. 나로는 마리노이즈 종으로 수컷이다. 매우 빠르고 주인 명령을 잘 따르는 특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경찰력 1천400여명과 헬기 등 물량 공세나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 과학수사 기법보다 한 마리의 수색견이 더 큰 활약을 한 셈이다.

경찰은 성 전 회장이 평소 북한산 형제봉을 자주 찾았다는 가족들의 진술을 듣고 이 일대에 수색견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셰퍼드와 마리노이즈 등 경찰견 122마리를 확보해 수색이나 용의자 검거, 폭발물·마약 탐지 등에 활용하고 있다.

경찰견 중에서도 수색견의 활약이 최근 돋보이고 있다.

경찰 수색견은 앞서 2012년 9월에도 경북 영덕에서 납치사건 용의자의 시신을 발견하는 데 활약했으며, 같은해 10월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 8촌 누나의 시신을 발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찰은 경찰 수색견 1마리당 '핸들러'로 불리는 전문 지도원 1명씩을 두고 매일 야외에서 시료를 숨겨놓고 이를 찾는 전문 훈련을 시키고 있다.

수색견을 통한 수사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보임에 따라 경찰은 앞으로 수색견의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경찰은 또 특수 임무에 탁월한 능력을 갖춘 최상급 품종의 개를 선별해 체세포 복제를 통해 '특수 경찰견'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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