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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前 회장의 휴대폰 2대… 정계 금품로비 비밀 담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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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발견 당시 옷과 주변서 수거
새로운 녹음·문자 나오면 큰 파장
검찰 "내역 분석"… 단서될지 주목
9일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현장에 남긴 휴대폰 두 대가 현 정부 실세들에 대한 금품로비 수사를 촉발시킬 핵심 단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언론사 기자와의 통화 내역이 공개돼 정치권에 핵폭풍을 몰고 온 만큼 휴대폰에 담긴 다른 통화 내용이나 문자메시지 등이 추가로 나올 경우 더 큰 파장을 불러 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전날 오전 5시10분 서울 청담동 자택을 나서면서 휴대폰 두 대를 챙겼다. 그는 곧바로 택시를 타고 종로구 북한산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오전 6시부터 50분 동안 경향신문 기자와 통화를 하며 검찰의 표적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허태열 전 비서실장 등 정권 실세에게 금품로비를 한 사실을 상세히 밝혔다.
이후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 산책로에서 성 전 회장의 시신을 발견된 시간은 오후 3시30분쯤. 하지만 시신 검안 결과, 그는 오전 10시를 전후해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경향신문과의 통화 이후에도 사망까지 최대 3시간의 행적이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는 셈이다. 8일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강하게 결백을 주장한 점을 고려할 때 성 전 회장이 사망 직전까지 해당 기자 외에 다른 사람들과 휴대폰 접촉을 시도했을 개연성은 다분하다.
실제‘금품 메모’에 거론된 인사 중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근 검찰 수사와 관련해 성 전 회장과 통화한 사실을 인정했고, 친박 핵심인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도 최근 성 전 회장 전화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들 외에도 성 전 회장은 여의도 정치권을 상대로 적극적인 구명 운동을 하고 다녔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신 발견 당시 휴대폰 한 대는 왼쪽 상의 주머니에 메모지와 함께 들어 있었고 나머지 한 대는 시신에서 15m 떨어진 바닥에서 수거됐다. 휴대폰 두 대 다 전원이 켜져 있던 점도 그가 마지막까지 전화로 구명 운동을 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성 전 회장이 지니고 있었던 휴대폰은 3G 방식의 국산 폴더형 제품으로 녹음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다른 사람과 통화를 했다면 그 내용이 녹음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녹음 내역이 존재하거나 비리 의혹을 입증할 수 있는 문자메시지 내역이 확인될 경우 검찰 수사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날 오후 경찰로부터 성 전 회장의 휴대폰 두 대를 넘겨 받은 검찰은 이미 통화내역 분석 등 정밀 조사에 나서기로 방침을 세웠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신원이 확실하고 자살은 범죄가 아니어서 경찰 단계에서는 통화기록 확보 등 휴대폰에 대한 조사는 전혀 하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에서 구체적 내용이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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