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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후폭풍에 날아 간 박 대통령ㆍ與 지지도

입력
2015.04.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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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지지율 30%대로 하락, 국정수행 부정 평가는 급등세

새누리 정당 지지도 33.8%, 3년 2개월만에 최저치로

부정부패 척결 정국 '된서리', 4ㆍ29 재보선도 악영향 전망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로 주저앉았으며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3년2개월 만에 최저치로 급락하며 새정치민주연합과의 격차가 크게 좁아졌다. 부정부패 척결을 기치로 정국을 돌파하려던 정부ㆍ여당이 된서리를 맞으면서 4ㆍ29재보선 전망마저 불투명해졌다.

1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6~10일 전국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기 여론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p)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1주일 전보다 2.1%포인트 떨어진 39.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3월 첫 주 이후 5주일 만에 다시 30%대로 내려앉은 수치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54.0%(매우 잘못함 33.3%ㆍ잘못하는 편 20.7%)로 나타났다.

내일신문과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이 11일 전국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월 31일 41.2%에서 33.7%로 급락했고, 부정 평가는 55.0%에서 60.2%로 급등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정당 지지도는 1주일 전보다 3.4% 포인트 떨어진 33.8%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12년 2월 셋째 주(32.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연말 정산 및 건강 보험료 파동, 청와대 문건 파문 등이 겹쳤던 올 2월 보다 더 낮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도는 1.8%포인트 상승한 29.6%를, 정의당은 0.5%포인트 오른 4.3%를 나타냈다.

1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 사옥 앞에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이라는 단체의 회원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하는 전단지를 뿌리고 있다. 뉴시스
1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 사옥 앞에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이라는 단체의 회원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하는 전단지를 뿌리고 있다. 뉴시스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는 점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올 들어 리얼미터가 매주 발표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 추이를 놓고 보면, 2월 2주~3주 사이에 동반 하락했던 것을 빼면 동시에 떨어진 경우는 없다. 리얼미터는 “참사 1주기를 맞는 세월호 정국에 성완종 전 회장 자살 파문이 겹치면서 당ㆍ청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정윤회 문건 파동 등 최근 주요 이슈가 주로 박 대통령에게만 영향을 줬다면 성완종 리스트에는 현 정부와 새누리당의 실세들이 망라됐다”며 “새누리당 내부에서 특검 수사 등 강하게 대응하는 것도 이 불똥이 당으로 튀는 것을 막겠다는 선제 조치”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여파가 4ㆍ29재보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박 대통령이 직접 연관됐다는 증거는 없지만 높은 도덕성을 강점으로 했던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새누리당 대 새정치연합의 맞대결로 치러지는 성남 중원, 인천 서강화을은 여당에게 불리해 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센터장은 “청와대, 새누리당 모두 이완구 총리 취임 이후 부정부패 척결로 상승세를 타다가 스캔들이 터졌기 때문에 또 다시 국면 전환 카드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대선자금 의혹이 정치권 전반으로 번질 경우 결코 유리한 국면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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