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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성완종 파문 수세 탈피… '사정 태풍' 野 겨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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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분열로 새누리 어부지리
朴대통령, 반격 승부수 효과 톡톡… 건강 악화 공개 보수층 결집 시각도
공무원연금 개혁 등 국정운영 탄력, 후임 총리에 또 '친박 카드' 가능성
29일 국회의원 재ㆍ보선은 작지만 큰 선거였다. 선거지역은 네 곳에 불과했지만, 여야 대표는 명운을 걸고 사투를 벌였다. 결국 새누리당이 후보를 낸 수도권 세 곳을 싹쓸이하는 압승을 거두면서 여권이 정국 주도권을 한 동안 독점하게 됐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수세에 몰렸던 청와대는 다시 한 번 위기를 넘겼고, 성완종 파문에서 비롯된 사정 태풍이 야권을 정면으로 겨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야권 분열과 朴대통령 승부수… 여당 압승
결정적으로 판세를 가른 요인은 야권 분열이었다.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에 각각 정동영 후보와 천정배 당선인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호남 표심이 갈리면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겼다. 이번 선거가 여야 양자대결로 갔다면 새누리당이 관악을까지 거머쥐어 수도권 전승 기록을 세우지는 못했을 것이다.
성완종 파문이 여당에 대형 악재가 되리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민심이 “여당도 야당도 부패하기는 마찬가지 아니겠느냐”고 싸잡아 본 탓이다. 한국갤럽이 2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국민 10명 중 약 8명이 친박계 인사들 위주의 성완종 리스트가 사실일 것이라 답한 동시에 야당 인사들도 성 전 회장에게 금품을 받았을 것이라고 응답한 것이 단적인 예다. 야당이 이번 파문을 ‘친박계 부패 스캔들’로 규정하고 파상 공세를 벌인 것이 그다지 먹히지 않았다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의 반격 승부수도 효과를 발휘했다. 박 대통령은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과 내내 거리를 둔 데 이어 재ㆍ보선을 하루 앞둔 28일 정치개혁 화두를 띄우고 참여정부 당시 성완종 전 회장의 특별사면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이는 여야 정치권의 비리에 염증을 느낀 중도ㆍ무당파 유권자들 중 일부를 여당 쪽으로 돌려 세웠다. 박 대통령이 27일 중남미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건강이 악화한 사실을 청와대가 적극 공개한 것이 보수층을 결집시켰다는 시각도 일부 있다.
반면 야당은 낡은 정권 심판론을 다시 꺼냈을 뿐, 대안 세력을 바라는 표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노년층과 주부, 자영업자 등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높은 재ㆍ보선의 구조적 한계와 여당의 영리한 선거전략을 넘기에는 야당이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정국 주도권 여권으로… 야권 겨냥 사정 태풍 예고
청와대와 여당은 정국 주도권을 온전히 손에 쥐게 됐다. 또 다시 위기를 넘긴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과 노동시장 혁신 등 개혁 과제와 경제살리기 정책에 속도를 내는 등 자신감 있는 국정 운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우호적 민심을 확인한 만큼 국무총리 후임 인선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나 황우여 사회부총리 등 친박계 인사들을 안전한 카드로 발탁해 국정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렸다.
성완종 파문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야당은 선거 참패 이후 집안 걱정부터 해야 하는 처지여서 청와대를 겨냥한 성완종 의혹 공세는 상당 부분 무뎌질 것이다. 또 정국 주도권이 여권으로 확실히 넘어간 이상 검찰이 참여정부 출신 등 야권 인사들을 노리고 대대적 사정을 벌일 공산이 크다. 박 대통령은 “정치권의 부패를 ‘과거부터’ 척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수 차례 내놓아 사실상 사정확대 지침을 내린 상태다. 사정의 칼날이 누구를 향하느냐에 따라 야당이 장외 투쟁에 나서는 등 정국이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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