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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ㆍ이완구 무죄... ‘성완종 리스트’ 빈손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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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전달했다는 윤승모 진술
정치자금 폭로 ‘성완종 녹취록’
대법 “신뢰할 수 없다” 판단
김기춘 등 거물 8명 거론되며
2년 가까이 정관계 흔들었지만
단 한명도 사법처리 없이 막내려
홍준표(63)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완구(67) 전 국무총리가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2년 전 정치권을 뒤흔들었던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빈손으로 마무리 됐다.
대법원 3부는 성완종 리스트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대표와 이 전 총리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한다고 22일 밝혔다. 홍 대표 사건 주심은 김창석 대법관이, 이 전 총리 사건 주심은 김재형 대법관이 맡았다. 대법원은 홍 대표에게 자금을 직접 전달했다고 증언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 진술 신빙성을 믿을 수 없다고 본 원심 판결이 맞다고 판단했다. 또 이 전 총리에게 불법 정치 자금을 준 사실을 폭로한 ‘성완종 녹취록’도 원심과 같이 증거로 신뢰할 수 없다고 봤다.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던 거물급 정ㆍ관계 인사 중 형사처벌을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된 셈이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2015년 4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원 외교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자신이 자금을 준 정치인 명단이 적힌 메모지를 남기고 인근 야산에서 목숨을 끊으면서 촉발됐다. 당시 메모지에는 홍 대표와 이 전 총리 외에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 8명의 실명과 금액이 기재돼 있었다. 특히 자살 직전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 녹취록에서 취임 한 달 남짓 된 이 전 총리가 주로 거론 돼 파장이 일었다.
당시 이 전 총리는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 내놓겠다”고 강수를 뒀다. 그러나 이 전 총리에게 돈 상자를 건넸다는 성 전 회장 측근 발언이 보도되고 검찰 특별수사팀이 경남기업 본사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취임 두 달 만에 사퇴했다. 당시 경남도지사로 있던 홍 대표도 사실무근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는 문무일 검찰총장이 당시 특별수사팀장으로 진두지휘 했다.
1심은 두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홍 대표에게 금품을 전달한 정황을 상세하게 증언한 윤 부사장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징역 1년 6월 실형을 선고했다. 현직 도지사인 점을 감안해 법정 구속되진 않았지만 정치 행보에 발이 묶였다. 칩거 중이던 이 전 총리에 대해서도 “성 전 회장의 마지막 언론 인터뷰와 메모 등을 ‘특신상태(특별히 신뢰할 수 있는 상태)’로 볼 수 있다”며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전은 이후에 일어났다.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두 사건 모두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이상주)는 “윤 전 부사장 등 관련자 진술과 기타 증거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유죄 근거가 된 증거능력을 문제 삼았다. 홍 대표는 2심 무죄 선고와 동시에 정치적으로 재기했다. 예정보다 앞서 치러진 대선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득표율 2위를 기록했고, 대선 이후에는 당 대표로 선출됐다.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는 잡음도 있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홍 대표가 서청원 의원에게 전화해 윤 부사장 진술을 번복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 의원도 증언이 사실이라는 취지로 주장하자 홍 대표는 통화한 적은 있지만 1심 판결 전이라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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