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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멈춰야' 러시아 침공에 스포츠계로 번진 규탄·반발

입력
2022.02.25 16:57
수정
2023.03.09 11:3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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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리그, 반전 세리머니 등 이어져
NBA 새크라멘토 경기서도 침묵 퍼포먼스
러시아 개최 예정된 챔스 결승전 등 변경하기로
IOC "러시아, 올림픽 휴전 협정 위반 강력 규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면서 스포츠계에서도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장 곳곳에서는 전쟁 반대 퍼포먼스가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출신 스포츠 스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 시작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러시아가 올림픽 휴전 결의를 어겼다며 성명을 냈다.

25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축구 국가대표 루슬란 말리노프스키(아탈란타)는 2021~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의 경기에서 후반전 골을 터트린 뒤 유니폼 상의를 들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은 안 된다"는 메시지가 적힌 티셔츠를 공개했다. 멀티골을 넣은 그는 두 손을 모아 간절히 바란다는 포즈를 취해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울림을 전했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바르셀로나(스페인)와 나폴리(이탈리아)의 경기에선 양 팀 선수들이 '전쟁은 멈춰야 한다(STOP WAR)'는 대형 배너를 들었다. 슬라비아 프라하(체코) 선수들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편에 서겠다"고 적힌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팬들도 함께했다. 크로아티아 디나모 자그레브의 팬들은 세비야(스페인)와의 경기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는 배너를 설치했다. 노르웨이 클럽 보되 글림트의 팬들은 셀틱(스코틀랜드)과의 경기에서 일제히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선 새크라멘토 킹스와 덴버 너기츠 선수들이 경기 전 고개를 숙이고 침묵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NBA에서 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적의 알렉스 렌(새크라멘토)과 스비아토슬라브 미하일루크(토론토 랩터스)는 "전쟁을 단호히 규탄한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미국농구선수협회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건으로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 특히 어려운 시기에 NBA에서 뛰고 있는 렌과 미하일루크와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위로를 건넸다.

AC밀란 등에서 활약한 우크라이나 '축구 영웅' 안드리 셰프첸코는 SNS에 "힘든 시기지만 단결해야 한다. 단합하면 승리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글을 올리며 단합을 호소했다. 우크라이나의 복싱 영웅인 비탈리·블라디미르 클리치코 형제는 언론 인터뷰에 나서며 시민들의 예비군 입대를 독려하고 나섰다. 러시아 축구 국가대표 출신의 페도르 스몰로프는 SNS에 "전쟁은 멈춰야 한다"는 글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기를 올리며 러시아 출신 축구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러시아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스포츠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UEFA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가즈프롬 아레나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1~22시즌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이다. 이 밖에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2 카타르월드컵 유럽지역 플레이오프의 장소도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출전국 폴란드, 스웨덴, 체코의 축구협회가 러시아에서 열리는 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다는 뜻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전하면서다.

IOC는 올림픽 휴전 결의를 어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강력히 규탄했다. 올림픽 휴전 결의는 올림픽 기간 중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고대 그리스 전통을 기념해 1993년 이후 2년마다 올림픽 직전 연도에 채택돼 왔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지난해 12월 유엔(UN) 총회 193개 회원국의 합의에 따라 올림픽 개막 7일 전(1월 28일)부터 패럴림픽 폐막 7일 후(3월 20일)까지 휴전 기간으로 선포된 바 있다. IOC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올림픽 공동체의 안전을 심각하게 우려하게 됐다"며 "인도적 지원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 재개될 예정이던 우크라이나 프로축구는 러시아군 공격으로 열리지 못했다. 협회는 30일 연기를 공지했지만 다시 열릴 수 있을지 안갯속이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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