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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쇼'였나…여성 주심 뽑아 놓고 배정엔 인색한 F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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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무대에서 여성 주심들에게 뛸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6명의 여성 심판(주심 3명·부심 3명)이 선발돼 92년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유리천장'을 깼다며 화제가 됐지만, 정작 개막 후에는 대기심으로만 배정됐을 뿐 필드를 누비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일정의 절반가량을 소화한 27일(한국시간)까지 FIFA가 이 대회에 배정한 여성 심판은 C조 1차전 폴란드-멕시코전에 대기심으로 배정됐던 스테파니 프라파르(39·프랑스)와 D조 1차전 프랑스-호주 경기 대기심으로 나선 칼리마 무칸상가(34·르완다) 정도다.
여성 심판 선발은 인권 문제로 비판받던 중동 국가 대회에서 진일보한 움직임으로 여겨졌지만, 정작 FIFA는 배정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뛰게 된 129명의 심판 가운데 여성 비중은 4.7%고, 주심만 놓고 봤을 땐 36명 중 3명(8.3%)이다. FIFA가 모든 심판을 고르게 배정한다면, 12경기당 한 번은 여성 주심이 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조별리그 전체 일정 48경기 동안 3~4차례는 여성 주심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였지만, 이날 오후까지 배정이 확정된 29일 포르투갈-우루과이전까지의 32경기 가운데 여성 주심은 없었다. 각조 조별리그 최종전 12경기를 포함한 남은 14차례의 경기에 여성 주심이 집중 배정돼야 어느 정도 형평성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FIFA가 여성 심판이 남성 월드컵 무대에서 뛸 수 없다는 규정을 명문화했던 건 아니지만, 축구계에서는 여성 심판의 체력이나 스피드 면에서 남성 심판들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데다, 남성 선수들과의 보폭 차이가 분명해 더 많은 체력이 소모될 것으로 봐 왔다. 이를 의식한 듯 대회 전 피에루이지 콜리나(62) FIFA 심판위원장은 "우린 성별이 아니라 능력을 중요시한다"며 여성 심판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콜리나 위원장은 "앞으로 주요 남성 대회에 여성 심판을 기용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고 역설했지만, 지금까지의 FIFA 행보를 봤을 때 콜리나 위원장의 발언은 '성평등 쇼'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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