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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에게 알리바이가… 귀신이 곡할 일 벌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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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뼛속으로 한기가 스민다. 끔찍한 비명소리가 울리지는 않는다. 잔혹한 장면이 간혹 나오나 공포 스릴러치고는 빈도가 낮다. 하지만 공포의 밀도는 높기만 하다. 등장인물들이 의문의 사건들을 파헤칠수록 소름이 끼친다. 드라마 ‘아웃사이더’의 공포 순도는 최근 몇 년 새 나온 드라마 중 가장 높다.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10대 소년이다. 맹수에 공격당한 듯 신체 훼손이 심하다. 범인에 대한 증거는 많다. 곳곳에 지문이 있고 목격자가 다수다. 어린이 야구단 코치 테리(제이슨 베이트먼)가 용의자로 지목된다. 건실한 가장인 테리는 주변에서 모범시민으로 여겨져 왔다. 악의 얼굴을 감추고 살다가 들통이 난 것일까.
반전이 따른다. 테리는 범행이 발생한 날 다른 도시 행사에 참여했다. 방송 보도 영상에 얼굴이 담겨 있고 그를 봤다는 사람이 있다. 알리바이가 성립된 것일까, 아니면 한날한시에 한 사람이 두 장소에 있었던 걸까. 담당 형사 랠프(벤 멘덜슨)는 혼란 속에서도 테리의 범행을 확신한다.
테리는 결백을 주장하고 사건은 의문에 빠져든다. 테리에 대한 법의 심판과 별개로 비극이 이어진다. 사건 주변 인물들이 잇달아 죽음을 맞이한다. 후드티 모자를 쓴 의문의 사내가 주변을 서성인다. 테리의 딸은 환각을 보는 듯하다. 테리의 변호사 하위(빌 캠프)는 사건 조사를 위해 사립탐정 홀리(신시아 에리보)를 고용한다. 홀리는 테리가 사건 발생 전 가족여행을 갔던 곳으로 조사를 떠난다.
의문은 이어진다. 테리 이전에도 비슷한 아동 살해사건이 있었다. 유력 용의자들은 모두 테리와 똑같은 처지다. 범죄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다른 곳에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 누군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아동 살인을 즐기는 듯한데, 그 누군가의 정체를 알 수 없다. 홀리는 초자연적 존재가 개입했다고 직감한다. 하지만 의뢰인들이 이런 주장을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드라마는 의문부호를 잇달아 제시하며 보는 이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연쇄살인마는 과학과 이성으로는 규정지을 수 없는 존재다. 상상 속에나 있을 만한데 실재하는 것처럼 섬뜩하다. 퍼즐들을 하나하나 맞추다 ‘범인’의 실체와 마주했을 때 냉기는 최대치가 된다.
홀리는 아웃사이더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하기에 다른 존재를 알아챈다. 홀리를 돕는 사람들은 선의를 지녔다. 믿기지 않는 일일지라도 누군가를 위한 일이라면 기꺼이 나선다. 사람들의 호의는 악마와도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이라고 드라마는 말하려는 듯하다. 오싹한 기운으로 일관하던 드라마는 종국엔 온기를 전한다.
유명 작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밑그림 삼아 만들었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고, 공포와 스릴러가 뒤섞인 드라마는 원작의 탄탄한 구성에 크게 의지한다. 연출력이 전반적으로 뛰어난데, 특히 1, 2회가 인상적이다. 배우 제이슨 베이트먼이 연출을 겸했다. 의문투성이 사건이 벌어진 소도시에 몰아닥친 공포, 음산한 기운, 살아남은 자들의 애틋한 감정 등을 노련하게 전한다. 아들을 암으로 잃은 후 슬픔과 번뇌에 빠진 랠프, 평범하지 않은 능력을 타고나 외톨이가 된 홀리 등은 배우들의 호연으로 설득력을 얻는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1%, 시청자 82%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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