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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참사 ‘중대시민재해’ 적용하라는 생존자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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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14명이 목숨을 잃은 충북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 턱까지 차오르는 물살에 떠밀려 사투를 벌이는 이 영상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몸서리치며 공포를 간접 체험했다. 시민들은 물이 천장까지 차오른 지하차도를 빠져나가기 위해 서로 손을 뻗어 힘을 합치기도 했고, 일부는 떠다니는 차량 위로 올라 119에 다급히 구조요청을 했다. 생사의 갈림길에 국가도, 지자체도, 경찰도 없었다.
그러나 한 달이 넘도록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지지부진하다. 총리가 해임을 건의한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아직도 인사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생존자협의회는 그제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이 청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시민들도 가세해, 앞서 제천 산불 당시 술자리 논란 등을 일으킨 김 지사에 대해선 오송 참사를 계기로 주민소환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심리적 외상에 시달리는 생존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사과나 피해보전도 없다며, 지하차도 자동통제시설 설치와 재난담당 공무원의 전문성 확보도 함께 호소했다. 무엇 하나 틀린 게 없을 만큼 이들의 절규는 사고를 우연히 피한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한다.
오송 참사가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한다는 시민사회·전문가 목소리도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더구나 법은 ‘공중이용시설 및 공중교통수단에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피해가 발생’ 한 사안에 적용하도록 명시하고, 그 책임을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지방공기업의 장’ ‘공공기관의 장’에게 묻도록 하고 있다. 작년 1월 시행된 중대재해법상 중대시민재해 혐의를 오송 참사에 적용하지 못한다면 꼬리 자르기식 실무자만 처벌되는 ‘불의’가 반복될 것이다. 이태원 골목에서 먹통이던 재난대응체계는 오송에서도 작동하지 않았다. 국민안전을 지키는 국가 역할은 더는 인재, 관재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자의 법적 책임을 묻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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