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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빈자리 메울 '단기' 비상진료대책...의료 대란 고비 최대 3주

입력
2024.02.20 04:30
수정
2024.02.20 10: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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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본, 의료 공백 우려에 대응 분주
중증·응급 환자에 집중, 공보의·군의관 투입
PA간호사 활용 비상대책에 포함 안 돼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 189명 전원이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전북 전주시 전북대병원 앞에 19일 오후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주=연합뉴스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 189명 전원이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전북 전주시 전북대병원 앞에 19일 오후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주=연합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인턴과 레지던트)들의 집단 사직에 대응해 정부가 비상진료 체제를 가동한다. 중증·응급 환자와 경증 환자를 분리하고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하는 한편 공공병원과 군병원 등 가용 의료자원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응급·필수의료체계를 지탱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지만 단기 대책에 그친다는 한계도 뚜렷하다.

이른바 '빅5 병원' 등의 전공의 집단 사직이 본격화된 19일 보건복지부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내놓은 비상진료대책에 따르면 주요 수련병원들은 만일의 사태 시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수술·투석실, 심뇌혈관 센터 등 필수시설 운영에 집중한다. 응급실도 중증·응급 환자 중심으로 운영하며 소방청과 협의해 경증 환자는 인근 병·의원으로 보낸다.

이를 위해 중수본은 20일부터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을 확대 운영하고, 오는 5월까지 단계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던 서울 대전 대구 광주의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다음 달 조기 개소한다. 지역별 공공병원은 평일 진료 시간을 늘리고 주말과 휴일에도 추가 진료를 한다. 국군수도병원을 비롯해 전국 12개 국군병원 응급실은 민간인에게도 개방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에 과부하가 걸리면 보건소도 연장 진료에 나선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이어진 19일 오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상황실 직원들이 비상진료 대응 업무를 하고 있다. 뉴스1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이어진 19일 오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상황실 직원들이 비상진료 대응 업무를 하고 있다. 뉴스1

중수본은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건강보험 수가(의료행위의 대가)를 올리고 수가 인상분의 일정 비율은 응급실 당직 전문의 등의 인센티브로 활용하기로 했다. 경증 환자가 병·의원으로 신속히 연계될 수 있도록 회송료 수가도 한시적으로 30% 인상한다. 필요시 공중보건의와 군의관을 주요 의료기관에 투입하고, 의료기관의 외래진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재 의원급에서 휴일과 야간에만 가능한 비대면 초진도 전면 허용할 계획이다.

이 같은 비상진료대책은 말 그대로 '비상'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라 장기적인 대책은 아니다. 중수본은 과거 사례를 토대로 전공의들이 이탈한 뒤 2, 3주 정도는 전문의와 전공의 과정을 마친 전임의 등이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판단한다. 문제는 그 이후다. 정통령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날 중수본 정례 브리핑에서 "그 이상으로 기간이 길어지면 진료의 피로도가 누적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단계는 군의관이나 공보의 지원이지만 이들은 전공의에 비해 인원이 적다.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는 약 1만3,000명이고 빅5 소속만 2,745명인데, 공보의는 전문의 약 400명을 포함해 총 1,400명이다. 군의관 숫자는 군사기밀이지만 공보의와 합쳐도 전공의 숫자에 미치지 못하고 본연의 임무가 있어 얼마나 차출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비상 대책이 기존 정책 기조에서 급격히 벗어날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수본은 앞서 전공의를 대신할 진료보조(PA)간호사 역할 확대를 언급했지만 이날 발표한 비상진료대책에는 관련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 현재 시범사업 중인 비대면 진료의 초진 제한을 풀고 병원급까지 전면 확대하는 방안도 구체적 시행 시기는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정 정책관은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은 집단행동 확산 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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