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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진 신고 4%뿐, 불참 선언 속출... 의협·교수 집단휴진 동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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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대 교수들이 18일 집단휴진을 예고하고 대정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곳곳에서 이탈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환자 보호를 위해 휴진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단체가 속속 나오는가 하면, 전공의 단체는 전공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의협과 거리를 뒀다. 간호사 등 병원 직원들은 교수들에게 휴진 철회를 요구하며 진료예약 변경 업무를 거부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18일 휴진을 공식 신고한 병의원은 전체의 4%에 불과해 집단행동 동력이 약화하는 모양새다.
대학병원 뇌전증 전문 교수로 구성된 거점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의협 단체휴진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뇌전증은 치료 중단 시 신체 손상과 사망 위험이 수십 배 높아지고, 특히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은 약물을 중단할 경우 사망률이 일반인의 50~100배로 높아진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분만병의원협회와 아동병원협회도 18일 진료 유지를 선언했다.
의협과 교수단체들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취소 요구를 집단휴진의 주요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전공의 단체는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임현택 의협 회장이 여전히 전공의와 학생만 앞세우고 있다"며 "의협과 (대정부) 대화창구 단일화나 통일된 요구안을 합의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18일에 휴진하려는 개원의는 이날까지 사전 신고를 하라고 명령했지만, 휴진을 신고한 의료기관은 1,463개소로 전체 명령 대상 의료기관의 4.02%에 그쳤다. 당국이 휴진 당일 현장 채증을 나가는 기준으로 세운 '휴진율 30%’에 한참 못 미친다. 다만 의협이 "휴진 신고를 하지 말고 18일에 병원 문을 닫으라"고 회원들에게 안내한 터라 실제 휴진율은 이보다 높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도 "휴진 당일 지자체와 집단휴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병원에선 교수 휴진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비등하다. 간호사 등이 주축인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진료변경 업무에 협조할 수 없다"며 "진료·수술 연기와 예약 취소는 환자는 물론이고 끝없는 문의와 항의에 시달려야 하는 병원노동자에게도 엄청난 고통"이라며 휴진 철회를 촉구했다. 서울대병원 노조 등이 속한 의료연대본부도 이날 서울대병원 본관 앞 기자회견에서 교수들을 향해 "진료 예약 변경을 왜 간호사들이 하느냐, 직접 하시라"며 "제자들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나섰다는데 진료할 때 협업하는 병원노동자 고통이 보이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이런 병원 내부 분위기는 교수들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서울 대형병원 관계자는 "외래 담당 간호사들이 대거 투입돼야 예약·수술 일정을 변경하고 안내할 수 있는데, (이들이 거부한다면) 교수 한 명이 감당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환자 동의 없이 예약 진료를 이행하지 않으면 의료법에 저촉되는 불법 진료거부로 간주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들에게 사과하면서도 "휴진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이번 휴진 결정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은 현 의료사태를 해결하려는 공익을 위한 것"이라며 "서울대병원 진료가 반드시 필요한 중증·희소질환 환자에 대해선 휴진 기간에도 진료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국 20개교 의대 교수가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18일 집단 휴진에 동참하되, 응급실과 중환자실 기능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인요한 국민의힘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면담했다. 인 위원장은 의협의 집단휴진 방침에 우려를 표명하며 정부·대통령실과 의협이 입장차를 좁히도록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은 회동을 마친 뒤 "이해의 폭을 넓히는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의협은 정부에 주말까지 입장 변화를 보여야 휴진 계획을 철회할 수 있다며 의협 차원의 통일된 요구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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