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재택 근무 금지하면 많이 그만둬"… 정부효율부 공무원 구조조정안 제시

"연간 약 700조 원 연방 정부 예산 줄이겠다"
국제기구·진보 단체 지원 예산도 삭감 대상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내정된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9일 텍사스주 브라운스빌 보카치카해변에서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의 여섯 번째 시험 비행을 앞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발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브라운스빌=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내정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무원 숫자를 줄이기 위해 재택 근무를 없애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머스크와 비벡 라마스와미 정부효율부 수장 내정자는 20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은 기고문에서 "헌법적으로 허용되고, 법령으로 정해진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 인력"을 식별하고, "폐기되는 연방 규정의 숫자에 최소한 비례되는 숫자의 연방 공무원을 해고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법이 연방 공무원을 정치 보복 차원에서 해고하는 것을 금지할 뿐 특정 직원을 겨냥하지 않은 인력 감축은 허용한다면서 대통령에게 "대규모 해고와 연방 기관의 수도 밖 이전" 등의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만 각 정부 기관은 자리가 없어진 공무원이 민간 부문으로 이직하도록 돕겠다면서 대통령이 기존 법을 근거로 조기 퇴직자에 인센티브나 자발적 퇴직 수당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연방 공무원들을 일주일에 5일 사무실에 나오도록 한다면 많은 수가 자발적으로 그만둘 것이며 우리는 환영할 것이다. 연방 공무원이 사무실에 나오고 싶지 않아 한다면 미국 납세자가 코로나19 시절 특권인 재택(근무)을 위해 급여를 지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CNN은 "재택근무를 금지하고 정부 기관을 워싱턴 밖으로 이전하면 많은 연방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떠나면서 새 트럼프 행정부가 공무원 숫자를 줄이고 정부 예산을 아낄 수 있다는 구상"이라고 풀이했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또 의회 허가를 받지 않거나 의회가 의도하지 않은 용도로 사용되는 예산이 연간 5,000억 달러(약 700조 원)가 넘는다며 이런 지출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삭감 대상으로는 공영방송공사(CPB) 예산 5억3,500만 달러, 국제기구 지원금 15억 달러, 진보 단체 보조금 3억 달러를 거론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