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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끝낼 기회를 놓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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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일본에서 한국기원으로 이적하면서 주목됐던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8개월여 만에 공식전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 18일 해성 여자 기성전 준결승에서 김민서 4단을 상대로 8집 반 승을 거뒀다. 결승 상대는 바로 ‘여제’ 최정 9단. 이적 후 밟은 첫 결승 무대부터 모두의 이목이 쏠릴 만한 빅 매치가 성사됐다. 2009년생인 스미레 3단은 평소 바둑에만 매진하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3월에 데뷔했지만 이미 공식 대국 100판을 넘겼을 정도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함과 동시에 시합이 없는 날엔 왕십리 근처 바둑도장에서 공부에 매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시합이 없는 주말 같은 황금시간에도 다른 프로기사 연구실에 방문해 랭킹 10~50위권 기사들과 대국을 갖고 있다. 그사이 한국어 실력도 굉장히 많이 늘어서 억양이나 발음까지 원어민에 가깝다.
우하귀에서 패가 나며 변상일 9단은 괴로운 상황에 몰렸다. 반면 박정환 9단의 목표는 분명해졌다. 패를 통해 백의 중앙 두 대마를 살리면 이긴다. 흑이 흑2, 8의 팻감을 쓰며 버티지만 백11의 끊음을 받기엔 더 이상 팻감이 없다. 변상일 9단은 흑12로 해소한 후 재차 흑14로 대마를 노린다. 백25는 쉽게 끝낼 기회를 놓친 수. 9도 백1로 바로 단수 쳐서 패를 결행했다면 흑의 팻감이 모자란 상황이었다. 흑10, 12의 팻감은 백13의 붙임으로 살아 있다. 흑이 결국 실전 흑26에 두어야 하는 상황에서 백25, 27 연타 정도로는 백의 이득이 크게 줄었다. 백29 역시 다소 불안한 대응. 10도 백1에 붙였다면 백9로 건너가는 수가 성립해 백13까지 흑이 곤란한 장면이었다. 실전 흑30, 32로 압박해오자 초읽기에 몰린 박정환 9단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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