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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대기업 11곳도 부실 징후가 보인다

입력
2024.12.23 14:45
수정
2024.12.23 14:5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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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자동차 업종 등 부실징후기업 230곳
정상화 가능성 낮은 기업 130곳 중 대기업 7곳

서울 중구 충무로의 폐업한 상점의 모습. 뉴시스

서울 중구 충무로의 폐업한 상점의 모습. 뉴시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부동산, 자동차, 고무·플라스틱 등 업종에서 부실징후기업이 늘었다. 대기업 11곳도 부실징후기업으로 꼽혔는데 이 중 7곳은 부실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정기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따르면 채권은행은 올해 230개사를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했다.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 이하인 기업이 부실징후기업이다. 지난해 231개사보다는 1개사 줄어들었지만, 지난해에는 이미 2023년보다 부실징후기업의 수가 25%나 증가하면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부실의 질은 더욱 나빠졌다. 가장 낮은 신용위험평가 등급인 D등급을 받은 기업의 수는 130개로 지난해보다 17개가 늘었다. C등급은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부실징후기업인 데 반해, D등급은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기업이다. 부실징후기업 중 대기업은 11개로 지난해보다 2개 늘었는데, C등급이 4곳, D등급이 7곳이었다.

금융당국은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한 업황 부진, 원가상승 및 고금리 장기화 등에 따라 기업의 경영악화가 심화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국내기업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2022년 9월 말 0.23%에서 올해 9월 말 0.52%로 2배 이상 뛰었다.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비중도 2021년 말(중소기업 기준) 15.5%에서 2022년 말 16.3%, 2023년 말 17.4%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종별로 부실징후기업은 부동산업이 30개사로 가장 많았고, 자동차(21개), 고무·플라스틱, 기계·장비(각 18개), 도매·중개(14개) 순이었다. 전년 대비 부동산업(+8개), 자동차업(+4개), 전문직별 공사업(+4개) 등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은행권 신용공여 규모는 2024년 9월 말 기준 1조9,000억 원으로 국내은행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부실징후기업에 대해 워크아웃 또는 회생 등 법적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영업력은 있으나 금융비용 상승으로 일시적 유동성 애로를 겪는 기업에 대해 신속금융지원, 프리(사전)워크아웃 등을 통한 금융지원을 할 것"이라면서 "필요시 부실을 신속히 정리해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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