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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직전 나흘간 매일 김용현 공관 방문"… 햄버거 회동 '비선' 노상원 구속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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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법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10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노 전 사령관을 구속기소했다. 노 전 사령관은 김용현(구속기소) 전 국방부 장관, 문상호(구속기소) 전 정보사령관 등과 모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정 선거 관여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을 꾸민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 11월 문 전 사령관을 비롯해 정보사 김봉규·정성욱 대령 등과 수차례 만나 제2수사단에 편성할 정보사 소속 요원 40명을 선발하도록 지시했다. '계엄이 선포되면 선관위 청사를 신속 점거하고 부정 선거 관련자들을 체포해 수방사로 호송할 것' 등 구체적 지시도 하달했다. 체포에 쓸 장비로는 알루미늄 야구방망이 3개, 케이블타이, 안대, 복면, 밧줄 등을 준비하게 했다. 노 전 사령관은 특히 "노태악(중앙선관위원장)은 내가 처리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계엄 이틀 전인 지난달 1일과 선포 당일인 3일엔 자신의 주거지 인근 경기 안산의 패스트푸드점(롯데리아)에서 계엄 모의를 이어갔다. 이른바 '햄버거 회동'이다. 노 전 사령관은 이 중 3일 회동에 참석한 구삼회 제2기갑여단장,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 태스크포스(TF) 팀장에게 각각 제2수사단장과 부단장을 맡으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제2수사단 설치·운영을 위해 국방부 인사기획관에게 인사 명령을 지시하며 건넨 국방부 일반명령 문건도 확보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이후에도 정보사를 지휘했다. 정보사 요원 10명을 미리 경기 과천의 선관위 청사 인근에 대기시켜 놓고 계엄 선포 직후 청사 내부로 진입해 서버실을 장악하고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했다. 그는 정성우 국군 방첩사령부 1처장에게도 수차례 전화해 "여기(선관위) 확보했으니 포렌식을 떠라"고 주문했다. 제2수사단으로 선발된 요원들은 경기 성남시 정보사 100여단에 모여 이튿날 오전 5시 30분쯤까지 출동 지시를 기다리다가 계엄이 해제되자 전원 원대 복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성추문에 휩싸여 전역한 '민간인' 노 전 사령관이 현역 군인을 지휘할 수 있었던 건 그가 김 전 장관의 '비선 실세'여서 가능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9월부터 계엄 선포 날까지 김 전 장관 공관을 20회 이상 방문했는데, 특히 마지막 나흘간은 매일 드나들었다. 위병소 검문을 피하려 장관 비서관이 운행하는 차량을 이용했다. '정보사 군무원 군사기밀 유출' 사건으로 문책을 받을 뻔했던 문 전 사령관을 유임하도록 김 전 장관에게 건의한 것도 그였다고 한다. 김 전 장관이 문 전 사령관에게 '노상원이 하는 일을 잘 도와줘라'고 지시한 정황도 있다.
검찰은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수거 대상' 등 문구가 적힌 것으로 알려진 노 전 사령관의 자필 수첩에 대해서는 계엄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계속 확인 중이다. 노 전 사령관은 구속된 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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