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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세포주 백신에 대한 교황의 생각

입력
2025.01.14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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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가톨릭과 백신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베네딕토 16세 명예교황이 2021년 1월 14일 태아 세포주로 배양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교황청,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베네딕토 16세 명예교황이 2021년 1월 14일 태아 세포주로 배양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교황청, 연합뉴스.

바티칸 교황청이 2021년 1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과 베네딕토 16세 명예교황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고 발표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바티칸시국 결정에 따라 두 교황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으며 약 3주 뒤 2차 접종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황과 바티칸시국 시민(약 800명), 스위스 근위병을 포함한 교황청 직원(약 4,000명)이 맞은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텍이 태아 세포주를 활용해 개발한 백신으로, 백신에 대한 여러 가짜뉴스를 근거로 한 접종 거부 움직임과 별개로, 교황청의 결정이 가톨릭 생명윤리에 반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두 교황이 선도적으로 백신을 접종한 것은 치명적인 전염병이 확산될수록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며, 코비드19 예방이 모두를 위한 공동선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TV 인터뷰에서 “여러분의 생명뿐 아니라 타인의 생명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모두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믿는다”며 소아마비 백신 등 다양한 아동 예방 접종의 필요와 가치를 환기했다. 그리고 “일부가 왜 백신을 위험하다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백신 개발을 위해 인위적 낙태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 다른 예방 수단이 없다면 낙태된 태아 세포주를 이용한 백신도 사용할 수 있으며 그것이 낙태에 간접적으로 동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황청은 “교황의 백신 접종이 낙태된 태아의 세포주를 사용한 것에 대한 도덕적 승인은 아니며, 가능하다면 윤리적으로 허용되는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낙태·안락사 반대 등 가톨릭 교회의 생명윤리 존중은 목숨조차 효용가치를 저울질하며 '쓰고 버리는 문화'의 일부로 편입하려는 발상에 대한 근본적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거기에는 보건·복지·의료시스템의 불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제돼 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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