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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절주 습관을...알코올 간질환의 위험과 적정 음주량

입력
2025.01.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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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최광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최광현 교수


새해는 송년회와 신년회가 이어지면서 음주량이 급증하는 시기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여전히 술에 관대한 문화가 남아있는데, 과한 음주는 알코올 간질환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알코올 간질환은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경변증을 포함합니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간에서 대사를 거쳐 일부는 지방산으로 전환된 후 중성지방의 형태로 간에 축적돼 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합니다. 이후 지속 반복되면 산화스트레스에 의한 간세포 손상 및 간 내 면역세포들의 염증 반응 등으로 알코올성 간염을 거쳐 간경변증 또는 간암에 이르게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주종보다는 알코올의 도수와 섭취량입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소주, 맥주부터 와인, 막걸리, 위스키까지 종류는 다르더라도 모두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기에 섭취량에 비례해 간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위험 음주량은 유전적, 성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여러 기준이 있지만 보통 남성 30g, 여성 20g 이상의 알코올 섭취를 의미합니다. 이를 환산해보면, 남성은 하루 소주 약 4잔, 맥주 1캔을 넘지 않아야 하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알코올 산화효소가 훨씬 적고 체내 지방함량이 높기 때문에 남성보다 3분의 1 정도 더 적게 섭취해야 합니다. 일부 어르신들이 술로 여기지 않는 막걸리도 당연히 알코올이 있는데, 평균 알코올 도수는 6~7%로 맥주보다 높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간 건강을 위해서는 절주 등 올바른 음주습관이 필요하다.

간 건강을 위해서는 절주 등 올바른 음주습관이 필요하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행하면 △경미한 발열 △황달 △식욕감퇴 △우상복부 통증 등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하면 복수가 동반돼 간경변증과 혼동되기도 합니다. 또한 알코올성 감염 환자의 약 40%가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데, 심하면 간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적정 음주량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고, 음주 후 해당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별다른 증상 없이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아, 위험 음주자라면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되며 규칙적인 혈액 검사 및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한 지방간 동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권고합니다. 또한 B형 간염, C형 간염과 같이 기저 간질환이 있다면 더 적은 양의 음주로도 간경변증 등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알코올성 간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주 또는 절주입니다. 하지만 한국인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금주하는 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부득이 음주가 필요하다면 가능한 낮은 도수의 술을 선택하고 적게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충분한 수분과 영양을 함께 섭취하면 혈중 알코올 농도 상승 속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소망합니다. 이를 위해서 절주와 같은 올바른 습관이 필요합니다.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고 무탈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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